마음으로 매트릭스를 풀고, 핵의 시간을 어루만지다. 14장
끊어낼 수 있는 7개의 개입 포인트 정리
늙음은 하나의 사건이 아니다.
그것은 서로를 부르는 신호들의 합창이다.
우리는 오래도록 노화를 시간의 문제로 여겨왔다.
몇 년이 지났는지, 몇 살이 되었는지.
그러나 세포의 세계에서 시간은 시계가 아니라 관계다.
무엇이 무엇을 자극하고,
그 자극이 다시 무엇을 낳는가.
그 중심에 늙음의 삼각형이 있다.
SASP, ECM, 그리고 산화스트레스.
노화세포는 조용히 사라지지 않는다.
그들은 살아남아 말하기 시작한다.
염증성 사이토카인,
단백질 분해 효소,
활성산소 신호.
이 모든 것을 묶어 우리는 **SASP(Senescence-Associated Secretory Phenotype)**라 부른다.
이것은 단순한 분비가 아니다.
주변 세포와 공간을 설득하는 언어다.
“나처럼 변해라.”
“여기는 안전하지 않다.”
“긴장하라.”
노화세포 하나는
자기 자신만 늙지 않는다.
공간의 분위기를 늙게 만든다.
SASP의 신호를 가장 먼저 받아들이는 것은
세포가 아니라 세포 사이의 공간,
곧 **ECM(Extracellular Matrix)**이다.
콜라겐의 균형이 깨지고,
분해와 재생의 리듬이 흐트러지며,
섬유는 두꺼워지고,
정렬은 무너지고,
공간은 점점 딱딱해진다.
ECM은 단순한 지지대가 아니다.
그것은 세포가 듣는 촉각의 언어다.
공간이 굳으면
세포는 이렇게 해석한다.
“여기는 위험하다.”
“방어하라.”
“긴장하라.”
그 결과,
세포 내부의 기계신호 경로—
YAP/TAZ, NF-κB—가 과활성화된다.
공간의 경직은
세포의 성격을 바꾼다.
ECM이 경직될수록
세포는 더 많은 힘을 쓰게 된다.
붙잡고, 버티고, 견뎌야 한다.
그 과정에서
미토콘드리아는 과부하에 걸리고,
활성산소(ROS)는 증가한다.
산화스트레스는
외부에서 오는 공격이 아니다.
긴장된 환경이 만들어내는 내부의 불꽃이다.
이 불꽃은
DNA를 손상시키고,
텔로미어를 불안정하게 만들며,
마침내 새로운 노화세포를 탄생시킨다.
그리고 그 세포는 다시
SASP를 분비한다.
SASP는 ECM을 굳히고
굳은 ECM은 산화를 부르고
산화는 또 다른 노화세포를 만든다
이것은 직선이 아니다.
고리다.
한 번 시작되면
저절로 멈추지 않는다.
그래서 노화는
“어느 한 지점”을 고쳐서는 해결되지 않는다.
시간이 아니라,
구조를 보아야 한다.
이 장에서 우리가 본 것은
절망의 지도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진실은 그 반대다.
루프는 완벽하지 않다.
되먹임에는 언제나
틈이 있다.
그리고 다음 장에서 우리는 보게 될 것이다.
이 삼각형에는
손을 댈 수 있는 지점들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을.
늙음은 세포의 나이가 아니다.
늙음은 신호들이 서로를 부르는 방식이다.
그리고 그 방식은,
바뀔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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