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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빅스몰닷 Oct 27. 2024

103 -브랜드도 언어가 있나요?

[Super Plants] 의 verbal branding

최근 클린 식단을 시작하면서 저녁으로 샐러드를 많이 배달시켜 먹고는 합니다. 다이어트를 하는 시기에는 의지가 많이 필요한데요. 어느 날 샐러드를 시켰더니 다른 곳과는 다르게 비닐봉지에 ‘happy, lucky and free’ 라고 써있는 샐러드가 배달됐어요. 멋진 슬로건도 아닌 그저 키워드일 뿐이었지만 뭔가 그 단어를 읽으면서 ‘그래!!!’ 하는 긍정적인 에너지가 생기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저 뿐만은 아닐거에요. 많은 사람들이 뭔가를 다짐하거나, 스스로에게 작은 격려를 할 때, 책상 앞에 멋진 영감이 되는 구절을 붙여놓기도 하고, 다이어리에 색색깔의 펜으로 꾹꾹 적어두기도 하죠. 말의 힘이 발휘되는 순간입니다. 


이번 호 에서는 이런 ‘말 = Verbal’이 브랜딩이 되는 Verbal Branding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먼저 Verbal Branding 이라는 것을 정의하자면,

브랜딩의 여러 요소 중 Verbal(언어)를 통해 하는 모든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예를들면, 브랜드 네이밍, 슬로건부터 제품네임, 패키지의 설명, 광고카피, 상세페이지 문안 등

언어로된 모든 범주를 통틀어 말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느끼는 모든 경험을 디자인하는 ‘브랜딩’이 중요해진 지금 시대에 ‘verbal’ 역시 그 중 하나의 요소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verbal branding을 잘 하는 브랜드 [Super Plants]를 소개해드릴게요. 




[Super Plants 超级植物公司] 


  

[SUPER PLANTS]는 2018년 베이징에서 시작한 식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입니다. 식물을 파는데, 플로리스트나 꽃집은 아니에요. [SUPER PLANTS] 만의 방식으로 식물에 의미를 부여하며 생활 가까이의 그린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합니다. 이를테면 사무실 책상 앞에 두면 힘이 되는 소나무 ‘放青松’ 같은 것이요. [SUPER PLANTS]는 식물이 위대한 에너지를 가지고 식물과 사람 사이에 마법 같은 관계가 존재한다고 믿는 브랜드입니다. 생긴 것부터 뭔가 힙한데, 아기자기하고 귀엽기도하고… 독특한 세계가 있지요.

[SUPER PLANTS]는 그냥 ‘몬스테라, 레몬트리’처럼 식물을 판매하는 것이 아닙니다. 각각의 식물에는 ‘의미’가 있어요. 앞서 말한 ‘放青松(팡칭송)’은 중국어로 ‘푸른 소나무를 놓으세요’라는 의미인데, ‘请放松(칭팡송 : 긴장을 푸세요)’라는 같은 중국어 발음으로 순서를 바꾸어 위트있게 의미를 부여합니다. 긴장을 풀고 싶으면(请放松), 책상 앞에  소나무를 놓으세요(放青松) !

[SUPER PLANTS]는 아무것도 아닐 수 있는 식물 한 그루에 재치 있는 언어로 스토리를 입혀 마치 마법의 주문을 걸듯이 소비자들에게 재미와 위안을 줍니다. 제품을 구매하면 패키지에 라벨을 함께 보내주는데, 밝은 색상의 라벨은 현재 젊은이들의 삶과 일에 대한 태도를 위트있게 해석한 일종의 작은 부적 같은 것 입니다. 

‘花假情真(의미 : 꽃은 가짜지만, 우정은 진짜다)’는 만우절에 여자친구에게 선물하는 플라스틱 꽃 시리즈입니다. 중국에서는 ‘플라스틱 우정’이라는 말이 유행하는데, 별로 친한 것 같진 않은 가짜 우정을 재미있게 비유한 말입니다. 만우절에 플라스틱으로 된 꽃으로 유머있는 선물을 하는거죠. 요즘 젊은 세대들은 진지한 선물보다는 이런 가벼운 농담이 섞인 것들을 좋아하니까요.  









‘多看绿色小抽烟(More Green and smoke less)’라는 이름의 이끼 제품은 재떨이 모양에 담긴 이끼입니다. 담배재를 털으려다가도 이끼들을 보면 저절로 담배를 끄고 싶을거에요. 생활 속에 작은 위트로 그린라이프를 실현하게 만드는 브랜드의 철학을 그대로 담았습니다.






陪你一起看月亮(당신과 함께 달을 봅니다)는 Private Moss 시리즈로, 작은 이끼속에 작은 사람이 마치 넓은 잔디를 마음껏 누리는 듯합니다. 비록 우리는 책상에 갇혀있지만 마음만은 나만의 사적인 잔디 정원에 있다는 느낌을 주죠. 












수퍼플랜트가 살아있는 식물만 파는 것은 아니에요.  轻松娃娃(소나무인형) 시리즈처럼 내 곁에두고 나를 지켜봐주는 굿즈들도 함께합니다. 말랑말랑한 촉감을 지닌 轻松娃娃는 특별히 두배의 행운을 준다는 Double relax 시리즈가 인기입니다. 












[SUPER PLANTS]는 그린라이프 철학을 가지고 ‘식물’이라는 주제로 생활을 한층 더 가볍게 만들어줍니다. 제품의 네이밍이나 슬로건, 패키지의 문구들은 브랜드의 철학과 성격을 그대로 담아 하나의 말투(언어, 뉘앙스)를 형성합니다. 소비자들은 이렇게 수퍼플랜트와 교감해 나갑니다. 요즘 젊은 친구들은 생활이 힘들지만 너무 진지한 것보다는 가볍고 위트있는 것을 찾고, 중국인들은 이런 한자의 위트를 좋아하거든요! 


사람과 사람이 만나 알아갈 때에도 소통을 하고 교감을 해야만 서로를 알아갈 수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하죠. 그래서 브랜딩에도 커뮤니케이션은 아주 중요한 개념입니다. 브랜딩에 있어 Verbal이 중요한 이유 역시 ‘커뮤니케이션’에 있습니다. 소비자들에게 브랜드의 의도와 이미지를 공감하게 하기 위해서,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서 ‘말’보다 더 쉽고 빠른 방법이 있을까요? 언어가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유용한 커뮤니케이션 수단 중 하나인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입니다.


브랜딩에서 Verbal이 중요한 또 하나의 이유는, verbal이 곧 문화가 되기 때문입니다. 누군가에게는 ‘말장난’ 일 수 있는 것도 이렇게 잘 활용하면 한 브랜드의 컬쳐 코드가 되는 브랜드 버벌 커뮤니케이션이 됩니다. 같은 문화를 향유하는 사람들은 문화의 소속감을 갖지요. 마찬가지로 같은 공감을 하는 그룹을 하나의 컬쳐코드로 연결시키는 브랜딩 활동을 통해서 소비자들에게 일련의 소속감을 통해 브랜드로부터 빠져나갈 수 없는 단단한 고리를 만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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