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전기차 보조금 조기 소진, 테슬라·기아 ‘가성비 전략’ 주목
2025년 상반기, 전기차 보조금이 전국 곳곳에서 예상보다 빠르게 소진됐습니다. 일부 지자체는 접수 개시 몇 달 만에 예산이 바닥나며 소비자 불만이 이어졌는데요. 단순히 수요가 늘어난 게 아니라 ‘보조금 최적화 모델’에 구매가 몰린 결과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환경부는 지난 1월 15일 ‘2025년 전기자동차 보급사업 보조금 업무처리지침’을 확정해 공고했습니다. 차량 가격 5,300만 원 미만이면 보조금을 100% 지급하고, 그 이상 8,500만 원 미만은 절반만 지원하는 구조인데요. 소비자들은 이 기준을 철저히 계산해 움직였고, 실제로 특정 모델의 등록 대수가 급증했습니다.
보조금 맞춤형 전략, 테슬라와 기아가 웃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7월 전기차 등록 대수 1위는 테슬라 모델 Y로 총 2만1,991대였습니다. 특히 5,299만 원으로 책정된 후륜구동 모델은 보조금 기준선을 정확히 맞추며 ‘보조금 싹쓸이 차종’으로 떠올랐습니다.
국산차 중에서는 기아 EV3가 두각을 드러냈습니다. 합리적인 가격과 실용성을 앞세워 상반기에만 1만4,606대가 등록됐고, 7월 한 달에만 2,199대가 출고되며 돌풍을 이어갔습니다. 현대 아이오닉 5도 8,555대 등록을 기록하며 꾸준한 인기를 보였죠.
정책은 국산차 유리, 그러나 시장 반응은 달랐다
보조금 제도는 국산차에 다소 유리하게 설계돼 있습니다. 예컨대 아이오닉 6는 최대 690만 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는데, 같은 시기 테슬라 모델 Y는 국고 보조금이 200만 원 안팎에 그쳤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델 Y는 단일 모델로 시장 점유율을 크게 끌어올리며 소비자 선택의 힘을 보여줬습니다.
현대차와 기아는 다양한 차종으로 분산된 판매량 덕분에 전체 점유율을 유지했지만, ‘한 방’의 파급력에서는 테슬라가 강한 인상을 남긴 셈입니다.
하반기 변수는 ‘대기 수요’와 EV5 출시
문제는 하반기입니다. 기아가 EV5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이미 상당수 지자체에서 예산이 소진돼 초기 흥행이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추경이 없는 지역에서는 소비자들이 내년 보조금을 기다리며 관망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큽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충전 인프라, 유지비, 실내공간 같은 본질적 경쟁력이 향후 전기차 선택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보조금에만 의존하는 모델은 점차 설 자리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의미입니다.
전기차 시장, ‘전략적 소비’가 만든 성숙도
이번 보조금 조기 소진 사태는 단순히 인기 차종이 많이 팔린 결과가 아닙니다. 소비자들이 제도를 면밀히 분석하고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선택을 한 결과라는 점에서, 전기차 시장이 초기 ‘호기심 구매’ 단계를 지나 전략적 소비 단계로 진입했음을 보여줍니다.
2025년 상반기 전기차 등록 대수 TOP 3
1위 테슬라 모델 Y – 21,991대
2위 기아 EV3 – 14,606대
3위 현대 아이오닉 5 – 8,555대
(출처: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2025년 1~7월 집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