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디 온 프레임·EREV·미국 생산까지…‘정사각형 콰트로’로 오프로더
아우디가 오랫동안 잠자고 있던 본능을 깨웠습니다. 그동안 유려한 곡선과 세련된 온로드 감성에 집중했던 브랜드가, 이번엔 정통 오프로더의 세계로 뛰어들겠다고 선언했죠. 지바겐과 디펜더가 장악하던 그 영역에 아우디가 “우리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 겁니다.
2024년 디자인 수장으로 마시모 프라스첼라가 합류한 이후 변화는 눈에 띄게 빨라졌습니다. 그는 디펜더를 부활시킨 인물로, 감성보단 구조적 완성도를 중시하는 디자이너입니다. 2025년 초 공개된 Q6 e-트론 오프로드 콘셉트는 그 철학의 시작이었죠. 수평선이 강조된 차체와 넓은 시야, 그리고 거칠지만 정제된 비율은 ‘콰트로’의 과거와 미래를 잇는 힌트였습니다.
각이 만든 존재감, 감성 대신 기능으로
이번 아우디는 단순히 “각졌다”는 말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지상고 확보, 휠 아치 패키징, 수직 루프라인 같은 실질적인 주행 조건에서 형태가 결정됐거든요. 말 그대로 ‘디자인이 성능을 입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프라스첼라 체제 아래선 디테일도 달라집니다. 불필요한 단차를 줄이고, 수평적인 조형을 통해 차체를 넓게 보이게 하는 접근이죠. 덕분에 “터프하지만 고급스럽다”는, 지금까지의 아우디엔 없던 새로운 인상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바디 온 프레임, 진짜 오프로더의 뼈대
이번 프로젝트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섀시 구조입니다. 폭스바겐 그룹의 스카우트 모터스와 기술을 공유하며, 모노코크 대신 바디 온 프레임 구조를 채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건 단순히 프레임이 바뀌는 게 아니라, 차의 성격 자체가 달라진다는 뜻이에요.
바디 온 프레임은 험로에서의 내구성과 트랙션 확보에 강점을 가집니다. 여기에 포털 액슬까지 더해지면, 지상고를 유지하면서도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죠. 이제 아우디는 “온로드 브랜드”라는 꼬리표를 떼고, 진짜 ‘비포장 도로의 콰트로’를 만들 수 있게 됩니다.
EREV와 미국 생산, 현실적인 승부수
파워트레인 전략도 현실적입니다. 순수 전기차와 함께 EREV(주행거리 확장형 전기차) 버전을 준비 중인데요. 이는 충전 인프라가 넉넉하지 않은 북미 시장을 고려한 선택입니다. 장거리 주행이나 트레일러 견인, 추운 날씨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을 보장하니까요.
또 하나의 카드는 생산지입니다. 아우디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공장에서 신형 오프로더를 생산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관세나 보조금 혜택을 확보하면서 동시에 북미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는 ‘아메리칸 스펙’을 구현하기 위한 전략이죠.
지금 독일 프리미엄 3사는 오프로더 시장을 놓고 서로 다른 길을 걷고 있습니다. 메르세데스는 전통을 강화하며 G-클래스를 진화시키고, BMW는 온로드 다이내믹스를 살린 G74 프로젝트를 준비 중입니다. 그리고 아우디는, 전통과 기술의 중간지점을 찌르는 새로운 해석을 꺼내 들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