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90% 막는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갑작스러운 사고 현장에서 운전자는 절규합니다. 분명히 브레이크를 끝까지 밟았는데 차가 멈추지 않고 돌진했다는 고백은 늘 우리를 안타깝게 합니다. 하지만 사고 기록 장치인 EDR이 보여주는 데이터는 우리의 믿음과는 사뭇 다른 잔인한 진실을 말해주곤 합니다.
국토교통부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급발진 의심 사고의 약 90퍼센트가 운전자의 페달 오조작으로 밝혀졌습니다. 극도의 당황 속에서 뇌는 브레이크를 밟으라고 명령하지만 발은 가속 페달을 힘껏 누르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특히 순발력이 떨어지는 고령 운전자에게서 이런 비극적인 착각이 더 자주 관찰됩니다.
이웃 나라 일본은 이미 13년 전부터 이 문제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찾아냈습니다. 저속 주행 중 가속 페달이 비정상적으로 강하게 밟히면 시스템이 이를 사고 상황으로 인지해 엔진 출력을 즉시 차단하는 장치를 도입한 것입니다. 일본 정부의 테스트 결과 고령 운전자의 오조작 상황을 이 장치가 완벽하게 막아냈습니다.
현재 일본의 고령 운전자 차량 10대 중 9대에는 이미 이 예방 장치가 장착되어 도로 위 안전을 지키고 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2029년이 되어서야 신차를 대상으로 이 장치의 의무화를 논의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당장 내일이라도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4년 뒤의 정책으로 막겠다는 계획은 너무나도 느긋해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신차 적용보다 더 시급한 것이 현재 도로를 달리고 있는 수천만 대의 기존 차량에 대한 지원이라고 강조합니다. 누구나 쉽게 설치할 수 있는 애프터마켓 장치 보급을 국가 차원에서 지원해야만 실질적인 사고 예방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책의 공백 속에서 운전자들은 여전히 잠재적인 가해자가 될 위험을 안고 운전대를 잡습니다.
근본적인 원인은 부실한 운전자 교육 체계에도 있습니다. 단 13시간 만에 면허를 취득할 수 있는 우리나라의 교육 시스템은 위기 상황에서의 대처 능력을 길러주기에 턱없이 부족합니다. 정식 면허를 따기까지 수년이 걸리는 독일이나 엄격한 합숙 교육을 실시하는 일본의 사례를 우리는 뼈아프게 되새겨야 합니다.
단순히 신체 능력을 검사하는 적성검사를 넘어 실전 위기 대처 능력을 평가하는 면허 갱신 제도의 도입이 절실합니다. 기술적인 보완 장치와 운전자의 숙련도가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우리는 급발진이라는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가족과 나 자신의 안전을 위해 지금 당장 내 차의 페달 안전 상태를 점검해 보아야 합니다.
혹시 여러분은 위급한 순간에 내 발이 브레이크를 정확히 찾을 것이라고 확신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