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루라이드 vs 팰리세이드, 미국에서 갈린 9천 대 격

같은 플랫폼, 다른 전략으로 엇갈린 현대 기아 대형 S

by Gun

같은 뼈대에서 태어난 두 대형 SUV가 미국 시장에서 엇갈린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2025년 기아 텔루라이드는 12만 3,281대가 팔렸고, 현대 팰리세이드는 11만 4,015대가 판매되었죠. 무려 9,266대라는 적지 않은 격차인데, 플랫폼도 공유하고 심지어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까지 같은 형제인데 왜 이런 차이가 생긴 걸까요?



텔루라이드-vs-팰리세이드-같은-1.jpg 팰리세이드 현행 [사진 = 기아차]

미국 딜러들 사이에서 텔루라이드에는 'Selluride'라는 별명이 붙었다고 합니다. 입고되자마자 팔려나간다는 뜻인데, 팰리세이드도 역대 최고 판매량을 기록했지만, 같은 그룹 안에서 동생에게 1만 대 가까이 밀린 셈이에요. 이 숫자가 의미하는 건 단순한 판매량을 넘어선 전략의 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텔루라이드-vs-팰리세이드-같은-2.jpg 현대 팰리세이드 [사진 = 현대자동차]

기본 가격은 사실상 동일합니다. 텔루라이드 LX가 3만 9,190달러(약 5,700만 원)부터 시작하고, 팰리세이드 SE는 3만 9,435달러(약 5,740만 원)에서 출발하거든요. 가격이 같으니 파워트레인에서 차이가 갈리는데, 팰리세이드는 3.5리터 V6 엔진으로 287마력의 여유로운 출력을 내세웁니다. 반면 텔루라이드는 2.5리터 터보 4기통을 택해 274마력이지만, 최대토크 42.2kg·m으로 저회전 힘에서 앞서죠.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양쪽 모두 329마력 시스템을 공유하지만, 최대 견인력에서 텔루라이드(2,041kg)가 팰리세이드(1,814kg)보다 200kg 이상 무거운 짐을 끌 수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기아가 텔루라이드에 V6 대신 터보 엔진을 고집한 건 단순히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실연비, 토크 곡선, 그리고 미국 소비자들의 실제 사용 패턴 데이터가 이 결정의 근거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많아요.



텔루라이드-vs-팰리세이드-같은-3.jpg 현대 팰리세이드 [사진 = 현대자동차]

판매 격차의 이면에는 세대 교체 타이밍도 크게 작용했습니다. 팰리세이드는 2026년형부터 풀체인지가 시작되었고, 텔루라이드의 완전 변경은 2027년형으로 예정되어 있거든요. 올해 2월, 팰리세이드는 신차 효과에 힘입어 월 1만 25대를 찍으며 전년 동기 대비 28% 성장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그런데 같은 달 텔루라이드는 1만 3,198대를 팔며 월간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어요. 전년 대비 무려 37% 증가한 수치인데, 아직 구형 모델임에도 풀체인지 신형을 눌렀다는 점은 텔루라이드의 시장 지배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보여주는 대목이죠.



텔루라이드-vs-팰리세이드-같은-4.jpg 기아 텔루라이드 [사진 = 기아차]

잔존가치도 빼놓을 수 없는 변수입니다. 현재 기준으로 텔루라이드의 3년 감가율은 약 28.6%이고, 팰리세이드는 이보다 소폭 낮습니다. 5년으로 늘리면 팰리세이드가 약 1.3%포인트 더 높은 잔존가치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나요. 다만 텔루라이드의 X-Line, X-Pro 같은 오프로드 트림은 중고 시장에서 웃돈이 붙는 경향이 있어 어떤 트림을 고르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텔루라이드-vs-팰리세이드-같은-5.jpg 기아 텔루라이드 [사진 = 기아차]

두 차 모두 12.3인치 디스플레이, 고속도로 주행 보조, 사각지대 경고 같은 첨단 사양은 기본으로 갖추고 있답니다. 결국 V6의 여유로운 주행감을 원하느냐, 터보 엔진의 강력한 토크를 선호하느냐, 아니면 지금 당장 구매할지 풀체인지를 기다릴지 등 선택의 문제로 귀결되는 것 같아요. 같은 플랫폼 위에서 펼쳐지는 이 형제 대결은 2027년 텔루라이드 신형이 도착하면 다시 한번 판이 뒤집힐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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