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렉시오 앞세워 5년 내 50만 대 목표, 체질 개선
한국 자동차 산업의 자존심이 깊이 찔렸습니다. 2016년 중국에서 114만 대를 팔며 점유율 4.8%를 자랑하던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판매량 19만 6746대로 쪼그라들었거든요. 점유율은 1%대 초반까지 추락한 상황이에요. 사드 사태 이후 한한령의 직격탄을 맞은 데다, BYD를 필두로 한 중국 로컬 브랜드들이 전기차 시장을 장악하면서 현대차는 럭셔리도 저가도 아닌 애매한 위치에 놓였던 거죠.
그런 현대차가 등을 돌리는 대신, 정면 돌파를 택했습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3월 20일 CEO 주주 서한을 통해 향후 5년간 중국 시장에 20종의 신차를 투입하겠다고 밝혔어요. 연간 판매 목표는 50만 대인데, 전성기 절반 수준이지만 현재의 5분의 1 규모에서 두 배 이상 뛰어오르겠다는 야심찬 청사진인 셈입니다.
이번 전략의 핵심 슬로건은 ‘중국에서, 중국을 위해, 세계로’입니다. 글로벌 모델을 그대로 가져다 파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중국 소비자 취향에 맞춘 전용 모델을 현지에서 개발하고 생산하겠다는 뜻이거든요. 현대차는 베이징현대 합작법인을 통해 이미 중국 전용 준중형 전기 SUV ‘일렉시오’를 내놓았습니다. 유럽 WLTP 기준 최대 562km의 주행거리를 확보했는데, 테슬라 Model Y 기본형의 466km를 약 100km 앞서는 수치라 인상적이었어요.
현대차그룹은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2027년까지 전기차만 6종을 중국에 투입할 계획이며,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신에너지차 라인업을 세단과 SUV 전반으로 확대해요. 내년에는 중국 전용 준중형 전기 세단도 출시될 예정이고요. 베이징현대에 1조 6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 것도 이 전략의 연장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 반격이 단순한 물량 공세는 아닙니다. 현대차는 이미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거쳤거든요. 한때 8~9개에 달하던 중국 공장은 현재 베이징 2공장, 3공장, 창저우공장 등 3곳으로 줄었습니다. 충칭공장은 약 3400억 원(16억 2000만 위안)에 매각됐고, 창저우공장도 매각이 추진 중이에요. 2016년 이후 중국에서 증발한 자산만 6조 원에 달한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현대차는 남은 공장에 자원을 집중하면서 전동화 생산 라인으로 전환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과거처럼 내연기관 위주의 다수 공장을 운영하는 확장 전략은 전동화 중심으로 재편된 중국 시장에서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판단인 거죠. 그런데 현대차의 야심이 실현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시각이 엇갈려요.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로컬 브랜드의 점유율은 이미 60%를 넘어섰고, 전기차 분야에서 BYD는 독보적 존재감을 보이고 있거든요. 현대차뿐 아니라 폭스바겐, 도요타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 대부분이 중국에서 고전하는 상황입니다.
이 압박은 중국 시장에서만 벌어지는 일이 아니에요. 지커(Zeekr)는 최근 한국 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하며 1억 원대 전기 SUV를 들고 현대·기아의 안방까지 직접 겨냥하고 있잖아요. 다만 현대차가 단순히 전기차만 밀어붙이는 것이 아니라,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다양한 파워트레인 전략을 구사한다는 점은 주목할 만합니다. 중국 소비자 사이에서도 순수 전기차에 대한 피로감이 생기면서, 하이브리드에 대한 수요가 다시 늘고 있기 때문이에요. 무뇨스 사장은 같은 서한에서 인도 시장에도 26종의 신차를 투입하겠다고 밝혀, 중국 외 신흥 시장으로의 다변화도 병행하고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현대차의 중국 재진입은 단순한 시장 회복이 아니라,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판도를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입니다. 5년 뒤 50만 대라는 숫자가 현실이 되려면, 일렉시오를 시작으로 한 신차 하나하나가 중국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하겠죠. 6조 원의 수업료를 낸 현대차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인지,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