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더 뺀 자신감, NHTSA 강제 리콜 문턱까지
2021년 중반, 테슬라는 과감하게 자사 차량에서 레이더 센서를 들어냈습니다. 카메라만으로도 충분하다는 판단 아래, '테슬라 비전'이라는 순수 카메라 기반 시스템으로 자율주행의 새 장을 열겠다는 포부를 밝혔죠. 하지만 약 5년이 흐른 지금,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이 선택에 정면으로 의문을 제기하며 대규모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NHTSA는 2026년 3월 18일,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 시스템(FSD)에 대한 조사를 예비평가에서 공학분석 단계로 격상했어요. 조사 대상은 모델 S, 모델 X, 모델 3, 모델 Y, 그리고 사이버트럭을 포함한 약 320만 3,754대에 달하는데요. 공학분석은 리콜 여부를 결정하기 직전의 마지막 단계로, 사실상 강제 리콜의 문턱에 들어선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문제의 핵심은 시야 제한 상황에서의 대응 능력입니다. NHTSA는 역광, 안개, 먼지 같은 환경에서 테슬라 비전이 카메라 성능 저하를 감지하지 못하거나, 충돌 직전에야 경고를 발령한 사실을 확인했어요. 현재까지 이와 관련된 사고 9건이 식별됐고, 그중 한 건에서는 보행자가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고도 발생했습니다. 2024년 10월 NHTSA가 조사에 착수한 직접적 계기도 FSD가 작동 중이던 2021년식 모델 Y가 보행자를 치어 숨지게 한 사고였죠.
자율주행 시스템이 작동 중 사고를 냈을 때 책임 주체가 누구인지에 대한 논의는 국내에서도 아직 명확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현재 국내 법규상 레벨3 자율주행은 고속도로 시속 110km 이하에서만 허용되며, 이 조건 밖에서 발생한 사고는 운전자 책임으로 귀결될 수 있거든요.
테슬라가 레이더를 제거한 배경에는 비용 절감과 카메라 기반 인공지능의 잠재력에 대한 확신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당시 사내 엔지니어들조차 카메라만으로는 환경적 간섭에 취약하다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어요. 레이더는 빛이나 날씨 조건에 영향을 덜 받아 카메라의 한계를 보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는데, 그 안전장치를 걷어낸 결과가 지금의 대규모 조사로 돌아온 셈입니다.
공학분석은 통상 18개월 이내에 완료되며, 이 과정에서 NHTSA는 심층 기술 시험과 동종 제조사 비교 분석을 진행합니다. 조사 결과에 따라 테슬라는 대규모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형태의 리콜 명령을 받을 수 있는데요. 320만 대가 넘는 차량이 대상인 만큼, 자율주행 업계 전반에 미칠 파장도 상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경쟁 진영도 움직이고 있습니다. 현대차와 기아는 엔비디아와 손잡고 레벨4 로보택시용 자율주행 플랫폼 공동 개발에 착수했으며, 테슬라의 카메라 단독 방식과는 다른 접근을 택하고 있어요. 카메라 하나에 자율주행의 미래를 걸었던 테슬라의 실험이 이제 연방 규제 당국의 벽 앞에 섰습니다. 이번 조사의 결론이 기술 혁신과 안전 사이의 균형점을 어디에 둘 것인지, 자율주행 산업 전체의 방향타가 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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