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EV9 GT, 볼보 EX90 압도…가격 경쟁력까지
대형 전기 SUV 시장이 본격적인 봄 대전에 돌입했습니다. 볼보가 플래그십 EX90의 국내 사전 계약을 시작한 가운데, 기아 EV9 GT가 자동차의 본고장 독일에서 그 볼보를 꺾었다는 소식이 전해졌어요.
독일의 대표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빌트(Auto Bild)가 실시한 최신 비교 평가에서 EV9 GT가 총점 583점을 기록하며 볼보 EX90 트윈 모터 AWD의 565점을 18점 차로 앞선 것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사실인데요. 기아는 지난해 5월에도 같은 매체의 비교 평가에서 EV9 GT-line이 EX90을 상대로 승리한 바 있습니다.
고성능 GT 모델로 격상된 이번 대결에서 점수 차이가 더 벌어졌다는 건, 기아가 단순히 운이 좋았던 게 아니라 체계적으로 상품성을 끌어올렸음을 보여주는 대목이죠. 이 숫자가 의미하는 건 단순한 스펙 나열을 넘어섭니다.
아우토빌트가 평가한 7개 항목은 바디, 편의성, 파워트레인, 주행성능, 커넥티비티, 친환경성, 경제성입니다. EV9 GT가 가장 크게 앞선 영역은 공간 활용성을 반영하는 바디 항목이었어요. 매체는 "기아는 트렁크 공간에서 확실히 앞서 있다"고 평가하며, 2열과 3열 시트를 모두 접었을 때 확보되는 최대 2,393리터의 적재 용량과 박스형 디자인이 만들어낸 효율성을 높이 샀습니다. 프렁크 구성 역시 볼보보다 실용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는데요. 캠핑과 장거리 여행 수요가 높은 국내 대형 SUV 시장에서, 이 적재 공간 차이는 단순한 수치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고성능 모델의 심장부인 파워트레인 부문에서 EV9 GT는 97점을 기록하며 EX90을 제쳤습니다. 최고출력 508마력의 듀얼 모터와 800V 고전압 아키텍처가 이끈 결과죠. 800V 시스템이 주는 실질적 이점은 충전 속도에 있습니다. 350kW급 초급속 충전기를 활용하면 짧은 정차만으로 장거리 이동이 가능해지는데, 현재 국내 고속도로 휴게소에 확충되고 있는 초급속 충전 인프라와 맞물려 실사용 편의성이 높아지는 구조예요. 800V 초급속 충전 경쟁은 EV9 GT만의 무대가 아닙니다. 같은 시기 한국 시장에 진입한 지커 7X도 테슬라 슈퍼차저를 웃도는 최대 충전 속도와 볼보 수준의 안전 성능을 내세우며 프리미엄 대형 전기 SUV 시장에 도전장을 냈습니다. 볼보 EX90도 106kWh 대용량 배터리와 최대 250kW 충전을 지원하지만, 충전 속도의 상한에서 EV9 GT가 한 발 앞선다고 평가받았습니다.
7개 항목 가운데 가장 극적인 차이가 벌어진 곳은 경제성입니다. EV9 GT가 62점을 기록한 반면 EX90은 45점에 그쳐 17점 차이가 났어요. 이 격차는 한국 시장에서 더 선명해집니다. EV9 GT의 국내 판매가는 8,849만 원입니다. 볼보 EX90은 4월 1일 공식 출시를 앞두고 사전 계약이 진행 중인데, 업계에서는 시작가가 1억 600만 원대로 관측해요. 약 2,000만 원에 달하는 가격 차이에도 독일 평가에서 오히려 기아가 앞섰다면, 가격 대비 상품성에서 EV9 GT의 경쟁력은 뚜렷한 셈이죠. 기아가 10년 10만 km 보증을 제공하는 점도 경제성 점수를 끌어올린 요인으로 분석됩니다.
EV9은 2024 세계 올해의 자동차와 북미 올해의 차 유틸리티 부문을 동시에 석권하며 글로벌 무대에서 이미 검증을 마쳤습니다. 여기에 GT 모델까지 유럽 최고 권위의 평가에서 연속 승리를 거두면서, 국산 전기차가 프리미엄 브랜드와 대등하게 경쟁하는 시대가 실체를 갖추고 있는 느낌이에요. 봄 신차 구매를 저울질하는 소비자라면, 독일에서 매겨진 7개 항목의 점수표를 한 번쯤 펼쳐볼 만합니다. 감성이 아닌 수치가, 두 차의 거리를 가장 정직하게 보여줄 테니까요. 어떠세요, 이 평가가 여러분의 선택에 어떤 영향을 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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