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보태줄 거 아니면 차 사란 말 마세요!

사람들은 돈이 얼마나 많은 걸까?

by 이상을 살아가자

입사 1년 차. 회사라는 정글에 들어와서 일을 배우는 것만큼이나 흥미로운 건, '사람'을 관찰하는 일이다.


지난 1년간 나와 가치관이 정반대인 사람들을 꽤 많이 만났다. 그중에서도 가장 이해하기 힘든, 아니 신기한 부류는 바로 '자동차'에 집착하는 사람들이다. 우리 회사 주차장을 보면 묘한 공통점이 하나 있다. 다들 차를 못 바꿔서 안달이 났다는 것이다.


내 주변의 5명을 예로 들어보자.

첫 번째, 33살쯤 된 Q 선배. 이 형님은 4년 전에 뽑은 멀쩡한 신차를 두고 요즘 "테슬라로 바꾸고 싶다"며 노래를 부른다. 바꿀 돈은 있다고 하는데, 부산에 자기 명의의 아파트는 아직 없는 눈치다.


두 번째, 50대 중반의 J 부장님. 4년마다 차를 바꾸는 게 취미시다. 얼마 전 쏘렌토 신형 풀옵션을 뽑으셨는데, "신형 나오면 또 바꿔야지"라고 하신다.


세 번째, S 차장님과 K 과장님. 차장님은 이번에 벤츠를 할부로 지르셨고, 과장님도 테슬라로 갈아타셨다.


마지막으로 내 사수인 K 대리님. 3~4년 전에 현대 어떤 차량을 을 현금으로 샀다고 자랑하시지만, 이분 역시 아직 '자가'는 없다.!


물론 그들의 선택을 비난하는건 아니다. 하지만 나는 어릴 때부터 '새 차'에 대한 환상이 별로 없었다.

내 기억 속 아버지의 첫 차는 'NF 소나타'였다. 어린 내 눈에도 꽤 좋은 차였다.


하지만 가세가 기운 뒤, 이후 아버지의 차는 '다마스'로 바뀌었다. 좁고 흔들리는 그 다마스와 나는 학창시절을 함께 했다. 그리고 지금, 아버지는 2003년식 투싼을 타신다.


나는 그 오래된 투싼이 부끄럽지 않다. 오히려 낡은 차에 익숙해지다 보니, 2010년식 자동차만 타도 "와, 완전 최신형인데?" 하며 신기해한다.


낡은 차에 익숙해지다보니 나에게 자동차란 '그저 '굴러가면 되는 도구'가 되었다...


그런데 회사 사람들은 자꾸만 나를 흔든다. "야, 차가 있어야 편해." "여자친구랑 데이트라도 하려면 차는 필수야. 차가 있어야 어디 놀러 갈때도 삶의 질이 달라진다니까?"


맞는 말이다. 차가 있으면 기동성이 좋아지고, 소위 말하는 '가오'도 살지 모른다. 하지만 내 생각은 확고하다.

"집을 사기 전까지, 내 인생에 새 차는 없다.."


나는 지금의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미래의 안정을 사고 싶다. 내 목표는 '하차감(차에서 내릴 때의 기분)'이 아니라 '입주감(내 집에 들어갈 때의 기분)'이다.


1,000만 원짜리 중고차를 사든, 2,000만 원짜리 중고를 사든, 내 명의의 아파트 등기를 친 뒤에 고민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


나랑 가치관이 다른 그들이 신기하기도 하고, 한편으론 "집에 돈이 그렇게 많나?" 싶어 솔직히 부럽기도 하다.!


하지만 이들에게 하나만 부탁하고 싶다.


"선배님들, 제 할부금 대신 내줄 거 아니면 제발 차 사라는 말 좀 하지 말아 주세요.!!!!!!

저는 지금 차보다 더 중요한 걸 사려고 돈을 모으는 중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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