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만 "착한 며느리"여야 했을까?
전국의 기혼 가정과 예비 부부, 그리고 며느리이기도 했던 모든 어머니들께 이 글을 바친다.
이 이야기는 단 하나의 목적을 가지고 있다. 당신의 결혼 생활과 당신의 품위를 지키는 것.
결혼 전의 나는 내가 꽤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일터에서 인정받았고, 남편과의 관계도 애틋했으며, 새로운 가정을 이루는 일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결혼 후, 나는 내가 꿈꾸던 삶이 시댁과의 관계 속에서 서서히 망가지는 것을 목격했다. 명절이나 집안 행사가 끝나고 집에 돌아오는 길, 나는 마치 내 영혼까지 탈탈 털린 듯했다. 내게 주어진 역할은 오직 하나, 시어머니의 모든 감정과 기대를 소화해야 하는 착한 며느리였다.
그 무게감은 나를 끊임없이 지치게 만들었고, 급기야 나는 나 자신을 잃어버렸다. 나를 챙기는 삶은 사라지고, 시어머니의 기준에 맞추기 위한 감정 노동만 남은 것 같았다. 시어머니께서는 늘 우리 부부를 더는 보지 않겠다는 일방적인 선언을 입버릇처럼 하셨고, 나도 첫째 아이 돌잔치를 끝낸 후 더이상의 노력을 멈추기로 했다. 그 이후 5년이라는 긴 단절의 시간을 맞이했다.
단절의 시간 동안 나와 남편은 서로 어떠한 상의도 없이 이 주제 자체를 우리 사이에 금기어로 삼았다. 남편은 갑자기 아버님이 즐겨보시던 TV프로그램을 매주 챙겨보기 시작했고, 명절이나 생신같이 으레 만나오던 시기가 되면 나는 남편의 마음을 신경쓰느라 온 힘을 다했다. 남편의 고통은 곧 나의 고통이었고, 우리 부부는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부부상담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