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품위있는 나다. 나는 고급이다.
단절 이후 남편은 괴로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는 자식으로서의 도리를 하지 못한다는 죄책감에 시달렸다. 결국 전문가의 도웅을 받아 안정제를 복용하기에 이르렀다. 나는 힘들어하는 남편을 보며 함께 무너졌고, 위기를 감지한 우리는 부부 상담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때가 둘째 아이의 돌이 채 되지 않았을 무렵이었다.
상담실에서 나는 선생님으로부터 생각지도 못한 처방을 들었다.
"당신의 에너지를 시어머니의 감정에 쏟지 마라. 당신이 관심을 쏟아야 할 곳은 당신과 당신 가정의 품위를 지키는 일이다."
그때 나는 깨달았다. 내가 그동안 힘들었던 이유는 시어머니의 인정을 받지 못해서가 아니라, 그들의 규정에 나를 맞춰주느라 나 자신의 품위를 스스로 훼손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나는 시댁의 규정이 아닌, 나만의 규정이 필요했다.
선생님은 나에게 단 하나의 강력한 주문을 주었다.
"나는 품위 있는 나다. 나는 고급이다."
이 말은 나에게 단순한 구호가 아니었다. 그것은 앞으로 나를 지키고, 나의 고통받는 결혼 생활을 재건축하기 위한 새로운 룰이었다.
# 어머니들께 드리는 공감과 시대의 변화
이 글을 읽으시는 어머니들께 간곡히 말씀드린다. 당신도 한때 누군가의 며느리였을 것이다. 시집살이의 무게와 고단함을 겪었던 당신의 마음을 이해한다.
그러나 시대는 변했다. 우리 세대의 결혼은 더 이상 누군가의 집안에 '시집가는' 것이 아니다. 부부가 각자의 원가족에서 독립하여 새로운 가족을 이루는 것이다.
우리에게 어머니 세대가 겪었던 고통을 반복하기를 강요해서는 안된다. 우리는 그저 남편(당신의 아들)과의 건강한 부부 중심의 가정을 지키고자 한다. 그리고 그 가정을 지키기 위해, 나는 나 자신을 가장 소중하고 귀하게 여기는 사람으로 대접하는 새로운 길을 택했다.
이 에세이는 "착한 며느리"를 포기하고, 나만의 규정으로 단단해진 한 여인의 독립 선언이다. 이 여정이 이 글을 읽는 모든 이들과 그들 가정의 품위를 지키는 작은 용기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