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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윤민 Feb 22. 2021

'후계자' 안수 파티

메시의 후계자이자 제1의 안수 파티가 될 선수


후계자. 누군가의 후계자가 된다는 것은 분명 부담이 되는 것이다. 특히나 전임자가 대단한 사람이었다면 그 부담감은 엄청날 것이다. 그러한 후계자가 바르셀로나에는 여럿 있었다. 제2의 메시라고 해서 수도 없이 많은 선수들이 조명을 받았으며, 그 부담감을 견디지 못해 현재는 원래의 폼을 잃은 선수들이 대다수이다. 대표적으로 보얀 크르키치와 제라르드 데울로페우가 있다. 보얀은 바르셀로나의 유스 시스템인 라 마시아에서 메시의 기록을 모두 갈아치우면서 제2의 메시, 혹은 제1의 보얀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실제로 보얀은 펩 과르디올라 체재에서 콜업 된 첫 시즌에 대부분을 교체로 출전하며 리그에서만 10골을 기록했다. 데뷔 시즌만 놓고 본다면 메시가 데뷔할 때보다도 대단한 기록이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메시는 끊임없이 자신의 재능을 뽐낸 반면, 보얀은 제2의 메시라는 부담감과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로 인해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았으며, 이로 인해 폼 저하와 잦은 부상을 당하게 되었다. 결국 보얀은 아약스와 스토크 시티 등의 팀에서 임대 신분으로 전전하다, 현재는 MLS의 몬트리올 임팩트에서 활약하고 있다. 



제라르드 데울로페우도 같은 맥락에서 제2의 메시라는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AC밀란과 에버튼 등의 팀에서 임대로 다니다가 현재는 잉글랜드 챔피언쉽의 왓포드에서 뛰고 있다. 이처럼 두 선수 말고도 수도 없이 많은 선수들이 제2의 메시라는 칭호와 함께 언론과 대중들의 스포트 라이트를 받았으며, 그러한 부담감은 선수에게 악영향을 끼칠 뿐이었다. 하지만 현재 바르셀로나에서 활약하고 있는 또 다른 제2의 메시인 안수 마네 파티는 다른 선수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데뷔 첫 시즌 리그에서만 7골 1 도움을 기록했으며, 챔피언스리그에서는 1골을 기록했다. 불과 1 시즌 전의 일이다. 그리고 한 시즌이 지난 현재 안수 파티는 부상을 당하기 이전까지 리그 7경기에서 4골을 기록했으며, 챔피언스리그 3경기에서 1골을 기록했다. 현재는 무릎 부상으로 인해 수술을 받은 상태이며 이번 시즌 복귀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그럼에도 안수 파티의 몸값은 전 세계 왼쪽 윙어들 중에서 5위를 차지했으며, 트랜스퍼 마켓 기준으로 그의 몸값은 8000만 유로, 한화로 약 1000억 원에 달한다. 동 나이 때에서 이 정도의 몸값은 지닌 선수는 없다고 해도 무관하다. 그만큼 안수 파티의 재능은 상상 그 이상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안수 파티가 17살이라는 나이에 바르셀로나의 1 군무대에 데뷔해서 주전 자리까지 꿰찰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지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가 모두 탐낸 재능'


안수 파티는 어린 시절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가 모두 탐낸 재능이었다. 그는 세비야에 위치한 클럽인 에레라에서 유년기를 보냈으며, 2010년에는 세비야 FC의 유스에 들어가서 활약했다. 그리고 2012년, 마침내 바르셀로나의 유스 시스템인 라 마시아에 입단하는 데 성공했다. 당시 안수 파티의 영입전에 참가한 대표적인 두 팀으로는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가 있었는데, 훗날 안수 파티의 아버지인 보지 파티(Boji Fati)가 말하길, "레알 마드리드는 구체적으로 이적료와 연봉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바르셀로나는 자신들의 프로젝트에 대해서 이야기했다"라고 하면서 돈보다는 확실한 비전을 보고 바르셀로나행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안수 파티는 라 마시아 시절 펄스 나인 역할을 잘 소화했다고 알려져 있으며 2018-2019 시즌에는 바르셀로나 후베닐 A 소속으로 UEFA 유스리그에 출전해 9경기 4골이라는 인상적인 활약을 남겼던 바 있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 2019-2020 시즌, 안수 파티라는 이름이 캄프 누에 불리는 순간이 왔다. 



당시 바르셀로나의 감독인 에르네스토 발베르데 감독은 어쩔 수 없이 안수 파티를 기용했다고 볼 수 있다. 당시 바르셀로나는 주전 공격수인 루이스 수아레스와 리오넬 메시가 모두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었으며, 유리몸이었던 뎀벨레도 역시나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유일하게 출전 가능했던 1군 공격수는 여름 이적시장에서 영입한 앙투완 그리즈만뿐이었다. 결국 발베르데 감독은 바르셀로니 B팀에서 두 명의 공격수를 콜업했는데, 바로 카를레스 페레즈와 안수 파티이다. 카를레스 페레즈는 레알 베티스와의 홈경기에서 앙투완 그리즈만과 함께 선발로 나서며 1골을 기록하며 인상적인 모습을 남겼으며, 안수 파티는 후반전 5-2로 앞서는 상황에서 교체로 출전해 자신의 1군 첫 데뷔를 알렸다. 비록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상대 수비수 앞에서 기죽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며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그리고 마침내 안수 파티의 진가가 드러나기 시작한 경기가 다가왔다. 바로 발렌시아와의 라리가 홈경기였다. 


발렌시아와의 경기에서 1골 1 도움을 기록한 안수 파티


안수 파티는 발렌시아와의 경기에서 앙투완 그리즈만과 카를레스 페레즈와 함께 선발로 출전해 최전방 쓰리톱을 구성했다. 그리고 경기 시작 단 2분 만에 골을 넣으면서 바르셀로나 역사상 최연소 득점 1위와 21세기 라리가 역사상 최연소 득점 1위라는 진기록을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거기에 프랭키 더용의 바르셀로나 소속 첫 번째 득점까지 어시스트하면서 역대 최연소 득점이자 최연소 도움을 기록한 선수로 기록되었다. 발렌시아와의 경기에서 1골 1 도움을 올리면서 안수 파티라는 이름을 전 세계에 제대로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에도 종횡무진 상대 수비진을 흐트러 놓으면서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뽐냈으며, 특히나 발렌시아의 베테랑 수비수인 에세키엘 가라이를 상대로 볼을 띄워서 제치는 장면은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는 장면이다. 그 정도로 16살(스페인 나이)이라는 어린 나이에 보여준 패기 있는 모습은 과거 메시를 보는듯한 느낌이었다. 



안수 파티는 메시와 수아레스가 돌아온 이후에도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면서 바르셀로나의 리그 경쟁에 힘쓰는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나 교체로 출전했던 오사수나와의 원정경기에서 동점 헤더 골을 넣으면서 팀에게 귀중한 2-2 무승부를 가져다줬다.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모습을 드러내면서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였던 인터밀란과의 경기에서는 16강 진출이 확정된 상태였기에 대대적인 로테이션을 돌렸고, 이 경기에서 바르셀로나는 인터밀란 1군을 상대로 2-1 승리를 기록하면서 조 1위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날 안수 파티는 선발로 출전해 루이스 수아레스의 어시스트를 받으면서 챔피언스리그 최연소 데뷔골의 주인공이 되었다. 이렇게 안수 파티는 2019-2020 시즌에 혜성같이 등장해 바르셀로나의 희망이라고도 불릴 정도의 활약을 선보였으며, 시즌 33경기에 출전해 8골 1 도움을 기록했다. 동 나이 때에서 레알 마드리드의 비니시우스와 호드리구 보다도 높은 스탯을 보여준 안수 파티다. 이미 라리가 내에서는 차세대 메시와 호날두로 안수 파티와 비니시우스 혹은 호드리구를 뽑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현재 안수 파티는 부상으로 인해 이번 시즌 출장이 거의 불가능한 상태이다. 일각에서는 무리한 훈련으로 인해 부상이 재발되었고, 이로 인해 이번 시즌 출전이 무산되었다는 이야기가 들려오고 있다. 아직 어린 나이이기에 무리하게 복귀를 강행할 이유가 없다. 쿠만 감독도 안수 파티는 아직 어린 선수이고 건강하게 완전한 폼으로 돌아오기를 바란다고 인터뷰에서 말하기도 했었다. 안수 파티는 이미 유스 시절에 큰 부상을 한번 당했기에 항상 부상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유스 시절의 부상을 딛고 일어나 이제는 바르셀로나의 주전 공격수가 되었기에 앞으로 그가 보여줄 활약이 너무나도 기대된다. 과연 안수 파티가 제2의 메시가 될지 혹은 제2의 보얀이 될지, 아니면 더 나아가 제1의 안수 파티가 될지 기대된다. 


어쩌면 또다른 메시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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