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에 핀 코스모스를 보며
외할머니 뵈러 경주로 내려가는 고속도로 차 안. 길가에 한가득 피어 있는 코스모스들이 눈에 들어온다. 하양, 노랑, 분홍, 보라색 꽃잎들이 만들어내는 어울림이 참 정겨워 보인다.
가느다란 줄기 하나 의지한 채 바람을 따라 춤추듯 하늘거리는 코스모스. 짧은 순간이었지만 가을이라는 계절이 안겨주는 깜짝 선물 같았다.
“엄마, 코스모스는 참 대단한 거 같아요. 이렇게 매연이 많은 곳에서 저렇게 예쁜 꽃을 피울 수 있다니.”
“그러게.”
비록 먼지 가득한 길가에 피었어도, 일부러 찾아와 눈맞춤 해주는 이 하나 없어도, 하늘을 향해 뻗어나가기를 멈추지 않는 하나의 생명.
하늘이 주는 햇볕과 비를 양식 삼아 꽃잎 가득 아름다움을 채워가는 한 송이 꽃을 떠올리며 잠시 생각에 잠긴다.
내게는 그럴 만한 능력이 없다고, 결코 거기에 닿지 못할 거라며 한숨만 짓고 있는 나에게 건네는 꽃의 이야기를 듣는다.
너를 둘러싼 무엇으로 인해 함몰되거나 위축되지 말라고.
눈을 들어 너에게 주어진 햇살과 비를 흠뻑 머금고, 불어오는 바람에 몸을 맡겨 보라고.
그 이야기를 내 마음 수첩에 이렇게 담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