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oha Hawaii
우리는 신혼여행 상품을 고를 때
패키지와 자유일정이 섞인 상품을 선택했다.
현지 가이드의 인솔 하에 다른 신혼부부 일행과
공통된 일정은 같이 하고 자유시간은 우리끼리 보내는
방식이라 마음에 들었다.
입국 수속을 밟고 주차장 쪽으로 나가자
현지 가이드께서 우리를 반겨주었다.
Aloha~ 를 외치며 작은 소라와 고둥 모양의
목걸이를 선물로 주셨다. 그 순간 하와이에 왔다는
실감이 확 들었다.
오빠와 나는 상, 하의 모두 긴 옷을 입고 있었는데
전혀 덥게 느껴지지 않았다. 햇빛은 따뜻한데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서 딱 좋았다.
습기 하나 없는 상큼한 바람이었다.
우리를 포함해서 총 세 신혼부부가 모였다.
오늘은 간단한 시티투어를 하고 자유시간을
즐기는 일정이었다. 커다란 벤을 타고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창 밖의 풍경을 구경했다.
이국적인 풍경을 배경으로 오빠와 셀카도 찍었다.
여행의 출발선 앞에서 우리 둘은 매우 설레고
상기되어 있었다. 그 모든 감정들은 사진에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벤에서 내려서 잠깐 자유시간이 있었다.
가이드 분의 설명을 들었던 장소에 다시 가서
서로 사진을 찍어주고 한국과 다른
나무, 풀, 그리고 새를 보며 우리만의 수다꽃을 피웠다.
그리고 가이드와 면담 시간이 찾아왔다.
여행 일정 설명을 듣고 추가할 것들을 결정하는
시간이었다. 오빠와 나는 처음에는 돈 생각해서
제일 하고 싶었던 터틀 스노클링과 이웃섬 투어만
하자고 이야기했었다.
하지만 이렇게 고생해서 여기까지 왔는데 후회를
남기긴 싫었다. 양가 부모님께 두둑이 용돈도
받았겠다 더 이상 고민할 이유도 없었다.
우리는 서핑 레슨과 크루즈 선상 파티를 추가하기로 했다. 그리고 스냅사진도 일정에 넣기로 했다.
가이드 분께서는 여기저기 전화를 해서
예약을 해주셨고 이로써 우리의 여행 일정은
완벽히 짜였다. 오빠와 나는 매우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시티 투어와 일정 결정이 끝난 후 가이드님께서는
각 커플들이 묵는 호텔에 차례로 내려주셨다.
드디어 우리의 숙소, 쉐라톤 와이키키 호텔에
도착했다. 시차 적응 때문에 피곤할 법도 하지만
얼른 환복하고 와이키키 거리를 걷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으리으리한 호텔 입구를 지나서 체크인을 하고
우리의 객실로 들어갔다.
테라스 바로 앞에 펼쳐진 눈부신 오션뷰에
주체할 수 없는 감동이 밀려왔다. 그동안
결혼 준비하느라 고생한 우리에게 준 선물 같았다.
감탄만 하고 있기엔 시간이 아까웠다.
얼른 씻고 예쁘게 입고 나가고 싶었다.
분명 신혼여행 기간 동안 여유롭게
천천히 즐기자고 오빠와 이야기했건만
한국인의 빨리빨리 병은 역시 숨길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