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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빨간망토 채채 Jun 19. 2020

나는 이 가사가 불편한데요

왜 가사를 말하는가

어려서부터 음악을 좋아했다. 

초등학교 때는 보아의 일본 노래를 멋도 모르고 따라 부르곤 했고, 영문 가사들은 프린트해서 내 방에서 맘껏 부르는 게 가장 좋아하는 일이었다. 


여러 가사들이 나의 입과 머리를 통해 발화되었고, 신기하게도 그때 외웠던 노래들은 요새도 멜로디와 함께 자동 재생된다. 


나는 왜 가사를 말하는가.



음악을 들을 때, 혹자는 '멜로디' 혹은 음악 그 자체에 집중해서 듣느라 가사는 신경 쓰지 않는다고 한다. 반면 어떤 사람들은 가사가 좋아야 한다고 한다. 이건 철저한 청자의 취향 차이일 수 있다. 하지만 가사가 담고 있는 의미는 들을 음악을 판단하는 기호 그 이상이다. 


우리는 십 년 전의 가사들로부터 위로를 받기도 하고, 그 시대의 문화를 파악하기도 하고, 어린 시절의 나와 만나며, 서슴지 않는 혐오 표현에 불쾌감을 느끼기도 한다. 


불편한걸 불편하다고 말할 때, 내 얼굴을 알지 못하는 어떤 이들은 나를 '예민 종자'로 몰아 공격한다. 하지만 계속 말할 거다. 듣고 따라 부르는 행위가 수반되는 게 노래니까. 가사는 나의 무의식 어딘가 한 구석이라도 박혀 있을 거다.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하고, 목소리를 내다보면 언젠가는 바뀌겠지.


혹시 아나? 

나와 같은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을 수도.




브런치 작가 등록이 승인되고, 처음 쓰는 글입니다. 앞으로 <나는 이 가사가 불편하다>라는 주제로 시리즈를 연재해보려 합니다. 틈틈이 음악과 관련된 리뷰도 쓸 테니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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