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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빨간망토 채채 May 05. 2021

벅스 뮤직PD가 스포티파이 3개월 이용한 후기

벅스냐, 스포티파이냐... 그 결과는?

출처: spotify

드디어 스포티파이가 한국에 상륙한다는 소리를 듣고 2월 초 가입했다. (요금제는 단 두 개...)

3~4년 전인가 미국 계정으로 광고 있는 버전을 쓴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뭔가 귀찮아서 지속적으로 듣지는 못했다. 다만 당시에만 하더라도 이런 큐레이션 서비스가 보편화되어 있지는 않아서 신기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해외 사용자들이 극찬하니까 궁금하긴 했지.. 대체 얼마나 내 취향을 저격해줄 것인가.


나는 음악 애호가라 자부하는데, 통근 시간이 길지 않은 직장인이라 출퇴근 길에 음악을 깊이 있게 많이 듣지는 못하고(시끄럽기도 하고) 주로 집에 있을 때 집중해서 듣는 편이다. 주로 컴퓨터로 작업하거나 공부할 때도 항상 음악을 틀어놓는다. 장르는 딱히 가리진 않는다. 그리고 벅스 뮤직PD를 하면서도 좋은 음악을 가려내는 일이 내 관심사 중 하나가 되었기에 신경 써서 그날그날의 최신곡들을 체크하려 하는 편이다.




왜 벅스를 오랫동안 사용했나



멜론, 네이버 뮤직 등등 음원사이트를 여러 번 옮기긴 했지만 결국 나는 계속 쓰던 벅스를 썼다.

지금까지 벅스를 10년 넘게 사용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아래와 같다.



- '좋아요' 표시한 노래/앨범/아티스트들, 커스터마이즈 한 '내 앨범'들을 옮길 수 없어서 (200개가 넘음...)
- 깔끔하고 예쁜 플레이어 UI (캡처해서 공유할 때마다 감탄)
- 벅스 뮤직PD들의 선곡 (UK차트 등 챙겨 듣는 앨범들과 트렌디한 노래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때껄룩 스타일이 많아진 듯)
- 딱히 불편함이 없어서
 


그중에서도 1번이 가장 큰 이유다. 내가 축적해온 DB를 다른 음원사이트로 이관이 안되니까, 그냥 듣던데서 듣자-라는 생각이 강했다. 벅스에서 뮤직 PD를 하고 있기도 해서 나름의 애정도도 있고. 딱히 불편한 건 없었다. (물론 가끔 없는 음원들이 있긴 했지만)

중간에 애플뮤직이나 바이브로 갈아탈까 싶기도 했는데, 애플뮤직에는 한국 음원이 제한되어 있어서 패스했었다. 참고로 가격은 나에게 큰 고려대상은 아니었다. 


그리고 어느덧 스포티파이를 쓴 지 3달이 다 되어간다. (무료 체험 기간.... 이 끝나간다는 뜻 ^^) 이 중 2달은 스포티파이'만' 사용했고, 1달은 두 서비스를 모두 이용했으며 결론부터 말하면 둘 다 이용하면서 만족하고 있다. (그렇겠지.. 돈이 두 배인데)


헤비 리스너&음악 애호가로서 두 플랫폼의 장단점을 비교해보겠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이 음원 사이트를 고르는 데 도움이 되길 바라며...






스포티파이의 장점



1. 해외 음악이 많고, 빨리 들어온다


벅스에 없는 해외 음악은 기본적으로 스포티파이에 있다고 보면 되고, 'spotify single'이라고 해서 자체적으로 릴리스한 음원들도 있다.


스포티파이 앱 - Rhys 랑 Bea Miller 노래가 벅스엔 없다.



Bea miller를 좋아해서 벅스에 있는 노래들을 다 들었던 적이 있다. 그런데 어디에선가 'THAT BITCH'에 대한 추천 코멘트를 읽고 스포티파이에서 찾아서 '와 진짜 좋네' 생각하고 벅스에도 '좋아요'를 누르려고 검색해보니 없었다.


스포티파이 앱 - THAT BITCH 라디오 생성

 

이 노래가 맘에 들어서 스포티파이에서 라디오 기능으로 플레이리스트를 생성했는데, 그것도 꽤나 괜찮았다.


벅스 - Rhys 검색 화면


그리고 Rhys의 'We don't talk anyway' 역시 벅스에 없는데, 2020년에 spotify studio recording으로 발매된 싱글이다. (역시 무척 맘에 듦)


이렇게 몇 곡 발견하다 보니 스포티파이를 포기할 수가 없게.... 되... 었다...



그래서 덕분에 알게 된 노래도 있다. 아마 최신곡 목록에서 발굴했던 것 같은데, 마음에 들어서 찾아보니 인도네시아 가수! 벅스에선 내가 첫 번째 좋아요!!!!


벅스 앱 화면


사실 이 글을 쓰는 중에 스포티파이와 카카오m과의 협약이 무사히 타결되어 그간 막혔던 유통 음원들이 풀렸다. 불편함을 호소하려고 많이 캡처했는데^^ 다 풀렸다^^


아래 사진처럼 구름 발매일이었는데 올라오지 않았다. 발매 후 일주일인가 지나서 올라왔던 듯...

이런 경우가 많았는데 해결!!


반면 해외 팝 최신곡은 아주 바로 올라온다!



Taylor Swift가 인스타에 러브 스토리 인터내셔널판 발매했다고 했을 때도 바로 올라왔고, 星野 源(호시노 겐)이 不思議(FUSHIGI) 발매했다고 인스타에 올렸을 때도 검색하니 바로 나왔다. (벅스에는 일주일 지나도 안 올라옴, 5/5 현재 기준)


꼭 챙겨 듣는 플레이리스트 - New music friday Korea
제일 잘 듣는 플레이리스트는 위의 두 개!




2. 두 번째도 역시, 해외 음악 듣기 편하다


3월인가... 갑자기 일본 드라마를 보게 되면서 米津 玄師(요네즈 켄시) 노래를 듣고... 星野 源(호시노 겐) 노래를 듣고... 하다 보니 또 추팔하다가 (2000년대 제이팝 감성 못 잃어)

옛날 大塚 愛(오오츠카 아이), YUI까지 거슬러 올라가서 듣고 있던 나..^^


그때 J-pop 듣는데 도움이 되었던 플레이리스트 두 개가 있다. '주간 음악 차트 - 일본 top 50'과 'Tokyo Rising'이다.



개인적으로 2000년대가 J-pop의 황금기라 생각하는데, 2010년대는 거의 듣질 않았다. 그랬음에도 이 두 플레이리스트를 통해 최근의 J-pop 흐름을 금방 알 수 있었다. Aimyon, asobi 등 요새 유명한 가수들도 알게 되고 sirup 같은 트렌디한 가수들도 접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나는 다시 J-pop을 파헤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스포티파이는 여러 방면으로 도와준다. ^_^;


사실 벅스에서는 내가 J-pop을 듣고 싶다 해도 요새 어떤 노래가 현지에서 유명한지 해당 앱 내에서 손쉽게 파악하기가 힘들었다. (뮤직 PD를 찾아보는 정도? 그렇지만 일본 노래는 잘 없다..)


스포티파이에서는 연계된 아티스트들도 잘 보여준다. 특히 개별 곡의 라디오 기능 적중도가 높은 편.


하트가 쏟아지는 Answer 라디오



그래서 요새의 제이팝을 알게 될 수 있었다. 아주 좋아 ~_~



국가별로 주간 인기 곡을 보여준다. 바이럴 차트도 흥미롭다!


글로벌 차트가 국가마다 있어서 굉장히 흥미로운 부분이다. 벅스에서는 uk차트를 정리해서 릴리즈 해주는 뮤직 PD님 앨범을 챙겨 들었는데, 스포티파이는 국가별로 바로 볼 수 있어 바로 영국 차트를 확인한다.


트렌드 파악하기도 쉽고, 바이럴 차트는 나름 신선한 음악들이 많아서 가끔 듣기도 한다.


다양한 카테고리. 작곡가/작사가별 리스트도 있다.


작곡가/작사가 기반 리스트도 있다.

해외 음악은 특히나 계속 찾아보지 않으면 곡과 관련된 정보를 알기 힘든데 평소 좋아하는 sasha sloan 등 싱어송라이터를 발견해서 반갑고 흥미로웠다.



이외에도 <새 위클리 추천곡>이라는 테마도 있다. 내가 들은/좋아요 누른 음악 기반으로 추천해주는데 은근 무드가 맞는 편이다.



잡식으로 듣는 나에게도 내가 모르는 J-pop 음악들을 추천해줘서 만족도가 높았다. 이 리스트에서 새로운 노래를 발굴하는 즐거움을 꽤나 느꼈다!


이외에도 아티스트별 믹스, 장르별 믹스 기능도 나름 괜찮다. (개인적으로 데일리 믹스는 하트 누른 곡들이 많아서 잘 듣지는 않게 된다)



3. 공유 화면이 예쁘다...★



인스타 스토리에 올리는 경우, 배경이 움직이는 노래들도 있다. (M/V)


무척 예뻐....

그냥 개인 만족. ^_^



4. 장르별로 깊게 들을 수 있다


맘만 먹으면 장르별로 무한 덕질이 가능하다.


검색하기 메뉴로 들어가면 장르별로 카테고리가 나온다.


이렇게 가장 많이 듣는 장르 상위 4개가 나오고, 다른 장르들도 탐색하기가 쉽다.


어느 정도 취향이 정립된 사람들에게는 더욱 깊게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도와준다.

 


5. 그 외 편리했던 부분들


재생하다가 앱을 실수로 끄는 경우가 있다. 한참 몰입해서 듣고 있는데 꺼지는 경우..^^ 다들 있으실 거라 생각한다. 벅스는 이 경우에 다시 앱을 켜면 처음부터 재생되는데, 스포티파이는 그 지점부터 재생돼서 편리했다.


그리고 스포티파이 앱 내에서 확실히 얻을 수 있는 정보가 많았는데, 단순히 음악만 재생하는 게 아니라 가수 페이지가 있어서 위키처럼 읽을 수 있고, genius랑 연계해서 곡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나오기도 한다. 이런 점들도 소소하게 좋았다.



그래서 당연히 스포티파이가 우세할 거라 생각했지만 나는 답답함을 느끼다... 결국... 4월에 벅스 재 신청.






스포티파이의 단점



1. 노래 제목이 왜 영어죠


이건 애플뮤직도 비슷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대부분의 노래 제목이 영어로 설정되어 있다(가끔 한국 제목 그대로이거나 병기를 해둔 것도 있지만). 아마 글로벌리 유통되니까 그렇겠지... 만 서도 직관적으로 와 닿지 않으니 영 이상하긴 하다.


에이민, 뎁트의 이쯤에 => At this moment


물론 아티스트가 곡을 등록할 때 설정하는 제목이지만, 간혹 보다 보면 번역이 잘못되어 있는 타이틀도 종종 있다..


헷갈립니다.. 벅스에서 검색하니 안 나와요..



2. 가사가 왜 없죠


가사가 잘 없다. 한국 노래도 그렇고 외국 노래도 그런 경우가 간혹 있다.


그리고 genius랑 연동되어서 곡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풀어주는 경우도 있는데 간주 중에 나오면 흥미롭긴 하지만 그게 가사를 가리는 경우도 있다.. 노래 부르기 매우 불편합니다..


LANY - Cowboy in LA 화면, 이건 가사 밑에 나오는 경우.




3. 알고리즘에 갇히기도 합니다


한때 공부할 때 로우 파이 비트를 계속 틀어둔 적이 있었다. 그랬더니 내 취향을 아예 그렇게 파악해서 추천 곡에 계속 로우 파이가 상위에 떴었다. 어쩔 수 없겠지...^_ㅜ



4. 음악을 흘려듣게 된다 (불편한 재생목록 이용)


이게 내가 가장 불만족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나의 종특(?)이기에 불편하지 않은 분들도 있으실 거다. 나 같은 경우는 플레이리스트를 만들 때 재생목록에 노래들을 쭉 놓고 거기서 선별해서 플리를 만드는 편인데 스포티파이는 그게 매우 매우 불편하다.


특히 신곡을 매일 체크하고, 놓치지 않으려 하기에, 벅스를 이용할 때는 매일 최신곡을 재생목록에 추가해 놓고 듣는다.


보통 한 곡을 두세 번 들어야 인지되고 좋아할 것인지 계속 듣게 될 것인지 결정 나는 데 스포티파이의 재생목록은 매우 불편하다. 곡을 잃게 된다고나 할까. 재생목록에 추가해도 다른 재생목록을 듣게 되면 사라지고.


결국 오로지 큐레이션 된 것 자체만을 들어야 하는 한정됨이 있다.



그래서 스포티파이만 사용할 때는 신곡 메뉴로 들어가서 발매된 곡들을 플레이리스트에 죄다 넣어봤다. 벅스 '내 앨범'처럼 말이다. 문제는 최신 발매 카테고리에 신곡이 제때 안 올라오고, 다 안 올라온다는 것이다(다른 플레이리스트에서 발견한 경우도 있음). 그래서 자꾸 곡을 놓치게 된다. 그러다 보니 플리에 있는 모르는 노래를 체크하는 데 급급하게 되기도 했다.


이 앨범을 기반으로 노래를 또 추천해주는데, 좋은 기능이지만 나에게는 무용지물인 게 최신곡 온갖 장르들을 다 한 앨범에 넣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도움은 받지 못했고... DB화 하기도 어려웠다.


스포티파이 재생목록 화면


지금 듣는 노래들을 잃지 않으면서 다른 노래를 추가하기가 불편하다. 매우 매우!!!


이 위의 노래들을 보고 싶다고....



5. 플레이리스트가 그게 그거 같기도 


나는 스포티파이가 준비한 플레이리스트가 생각보다 다양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각 장르로 들어가서 플레이리스트를 찾을 수 있는데, 특히 한국에서 만든듯한 플리는 업데이트도 잘 안되고 퀄리티도 불만족스러웠다.  



인디 노래만 잔뜩 있는 경우도 있고 플레이리스트 업데이트도 자주 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라디오 기능이 더 적중도가 높은 것 같다.





그 외 이야기


한국에서는 팟캐스트 서비스가 되지 않기 때문에 여러모로 100%의 스포티파이를 즐기기는 어려울 거라 본다. 서비스 개선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며... 단점을 마무리해본다.



+이건 궁금증인데...  avex와의 유통 문제인가 싶기도 한데 보아 일본 노래가 스포티파이에 많이 없다..^_ㅜ

뭔진 모르겠지만 제발 계약해주세요.. 명반인데요..



그리고 음질 부분.

음질은 스포티파이가 엄청 좋다고들 하는데, 사실 벅스에서 320K로 설정해놓고 들었던 나는 크게 느끼지 못했다. 오히려 벅스 음원이 전반적으로 단단하고 꽂히는 느낌이라, 밖에서 에어 팟으로 들을 때/블루투스 스피커로 들을 때 둘 다 기본 볼륨이 더 선명하게 잘 들려서 좋았다. (스포티파이는 1~2개 음량을 더 키워야 한다.)





스포티파이의 단점이 벅스의 장점이 되고, 그 반대도 성립하겠지만 부가적으로 얘기하고 싶은 것들.



벅스의 장점


1. '내가 사랑한 음악'


요새 많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노래 결산 기능을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예전에는 년도별로만 나왔던 것 같은데, 이젠 월별로도 상세히 확인할 수 있다.


벅스도 이런 식으로 월별 결산이 나오고,



연도별 결산도 나온다.

사실 엄청 정확한 건 아닌 것 같지만^^;

그래도 쌓이는 느낌이 좋다.



2. 깔끔한 앱 UI


글씨체도 그렇고 전반적으로 기능이 깔끔하다. 특히 음악 듣기를 공유하는 세대들에게는 인스타그램 스토리 공유도 중요한 마케팅 부분인 듯싶다.



벅스는 막 캡처해도 예쁘긴 하다. (어느샌가 인스타그램 스토리 공유 기능이 생겼지만)






결론적으로, 나는 벅스에 큰 불만 없이 잘 이용해왔지만 막상 스포티파이를 써보니 해외 음악 발굴, 장르적인 부분에서 음악 듣는 폭이 좀 더 확장된다고 느꼈다.


해외 음악을 많이 듣는 사람
확실한 취향 호불호가 있는 사람
음악을 '많이' 듣는 사람


이런 분들에게는 스포티파이가 적합할 것 같고, 그 외에는 딱히 스포티파이가 엄청나게 우세하다-라고 할 만하진 않다. 오히려 한국인에게는 차트가 더 듣기 편한 경우가 있고, 벅스뮤직앨범도 다양한 선곡들이 많이 올라와서 웬만한 노래들은 커버된다고 생각한다.


벅스도 크루 요금제, 콜라보 앨범 등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 같은데 꼼꼼히 살펴보고 듣기를 권한다. 이외에 바이브도 플레이리스트가 괜찮은 것 같고, 멜론, 플로, 애플뮤직 등등 바야흐로 음악 스트리밍의 시대이기에 직접 사용해보고 결정하시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두 서비스를 이용하기로 결정한 나는 '좋아요' 체크한 리스트가 각각 다르다는 딜레마를 안고 있지만 당분간은 이원화해서 이용하려 한다. 벅스는 주로 최신 곡 체크, 한국 노래 위주로 듣는다면 스포티파이로는 해외 노래나 클래식, 새로운 노래 리스트를 보고 싶을 때 듣는다. 일단 곡 기반 라디오가 벅스보다 월등히 좋긴 하다.



조금이나마 참고가 되셨길 바라며, 그 외 궁금한 점은 댓글로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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