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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빨간망토 채채 Jan 12. 2024

2023년, 3번의 넷플연가 음악 모임을 마치며

좋아하는 걸 더욱 좋아하고 싶어요


2022년 연말쯤, 넷플연가 모임장에 지원했고 인터뷰 후 합격하여 2023년 초쯤 모임 두 개를 오픈하게 되었다. 당시에 지원하게 되었던 이유는, 문토를 통해 일회성으로 음악 모임을 여는 것에 재미를 느꼈지만 동시에 정기적으로 그 관계를 지속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음악 이야기를 나누고, 내가 음악 추천도 해주고, 음악 공간도 함께 가보는 모임을 여러 차례 진행하면서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났지만 한 번에 그치고 그게 커뮤니티로 지속되지 못해 아쉬웠다. 관계적인 측면 외에도 모임을 진행하며 더 많은 것들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고, 모임 진행 역량 측면에서도 더 많은 모임원들을 이끈다면 역량도 향상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원래 새로운 분야, 사람들 만나는 것을 즐겨했던 나에게 모임 플랫폼인 넷플연가는 이미 친숙했고, 모임장 지원 후 재즈 모임도 모임원으로 참여하고 있었다. 그러나 당시 호기롭게 열었던 두 개의 모임은 모객이 잘 안 되었고, 진행이 불투명해졌다. 약간의 마상도 입었지만, 어떤 모임을 해야 좋을지 고민도 되었다. 그러다 어영부영 시간이 지나고, 넷플연가 측으로부터 자체 기획한 '음악이 흐르는 술집' 모임장 제안을 받게 되었다. 당연히 나로서는 모임장을 할 수 있는 기회여서 냉큼 받아들이고 준비를 하게 되었다.



첫 모임, 음악이 흐르는 술집


넷플연가에서 몇 번 진행을 했던 고유의 기획모임이라 그런지 홍보도 잘 되고 모객도 금방 되었다. 그렇게 6월부터 시작하게 된 나의 첫 모임. 음악이라는 공통 키워드를 중심으로 모인 12명의 다양한 사람들. 모임은 넷플연가 공간 중 하나인 사당 사생활에서 열렸다. 넷플연가 측에서 기획한 커리큘럼이라는 큰 틀이 있긴 했지만 실제 그걸로 3시간을 채우기엔 부족하다 싶었고, 영화 외에도 내가 설명할 수 있는 음악적인 부분, 음악 관련 활동들을 많이 넣게 되었다.

'음악이 흐르는 술집' 첫 번째 시즌


이 모임을 통해서 나 역시 재즈클럽, 음악 감상실 등 좋은 공간을 함께 갈 수 있었고 좋은 인연 또한 만날 수 있었다. 무엇보다 멤버분들의 피드백이 힘이 되었다. 내가 뭐라고... 흑흑.


'음악이 흐르는 술집' 첫 번째 시즌 후기



다시 모임 기획에 도전!


그러나 나만의 고유한 모임에 대한 욕구가 존재했고, 그래서 '내 인생의 주제가 찾기 - 본격 자아탐색 (feat. 음악)'라는 모임을 기획했다.

이 모임을 만들면서 목표는,

1. 서로의 인생 이야기를 나누며, 스스로를 돌아보고 긍정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음악을 통해 치유받고 힘을 내기도 했던 것처럼, 모임 진행 과정에서 좋은 노래들을 나누고 추천해주고 싶다.

2. 일상에서 힘이 되는 러닝메이트 같은 모임, 활력소가 되었으면 좋겠다. 부담스러운 모임은 노노!

3. 음악이라는 공통의 관심사를 지닌 사람들이 모여 즐겁게 음악 이야기를 마음껏 나누면 좋겠다.


넷플연가 모임 소개 페이지


진행하면서 여기에 두어 개의 목표가 더 추가되긴 했지만. 음악은 나의 아이덴티티와 같고 또 가장 자신 있는 분야이기에, 음악을 매개로 나를 탐색하는 여러 활동을 기획했다. 나름 실패도 많이 해보고, 나를 찾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 사람으로서 이 주제를 기획해 봤다. 음악모임이긴 하지만 그래도 '나'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모임이다. 쓰다 보니 느낀 건데, 나는 음악이 사람을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하는 힘이 있다고 믿는 것 같다. 내 모임장 소개에 적힌 것처럼, '어쩌다 들은 노래가 인생을 바꿀 수 있다'라고 믿는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일상에서 활력소가 될 수 있는 모임을 만들고 싶었던 것 같다.


모임장 소개 페이지



두 개의 모임을 동시 진행하다


10월부터 두 개의 모임이 동시에 돌아가기 시작했다. 약 2주 정도의 갭은 있었지만, 내가 중간에 일을 쉬게 되었으니 망정이지 정말이지 모임 준비로 정신이 없었다. 모임 준비 외에도 온라인 카톡방에서 전달드려야 하는 내용이라든지, 틈틈이 음악추천이라든지, 번개라든지 챙길 것이 많았다.

'음악이 흐르는 술집' 두 번째 시즌


그래도 나름 한 번의 진행경험이 있어서인지 '음악이 흐르는 술집'은 여유가 있었다. 그리고 이 모임은 아래 목표들을 설정했기 때문에 무겁지 않게 가려고 했다.

1. 부담 없이 참석할 수 있는 즐거운 모임을 만들고 싶다.

2. 음악을 좋아하는 친구들을 만들 수 있다면 좋겠다.

3. 다양한 음악공간들을 같이 가면서 새로운 경험을 해보자.



모임을 통해 배운 것


따끔한 교훈도 얻었다. 두 번째 진행하는 '음악이 흐르는 술집' 모임은 1회 차 모임만 참여하고 그 이후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분들이 꽤 계셨다.... (다른 모임의 얘기를 들어봐도 이런 경우가 꽤 있다고 한다.) 물론 모임 멤버들의 케미, 여러 복불복이 있긴 하다. 나도 재즈모임에 모임원으로 참여했을 때, 사실 빌런이 한 명 있어서 모임에 가기 싫어진 적이 있고, 연말이어서 모임에 참여하기 어려웠던 적도 있다. 그렇지만 모임장으로서 매우 마음이 쓰였다. 그리고 나의 모임에 대한 개편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같은 커리큘럼으로 진행했을 때, 이전 모임은 마지막 모임에 참여율이 거의 90%였는데... 왜 이번 모임은 다를까 고민을 많이 했다. 그래서 내가 개선할 수 있는 '나'의 요인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모임 중반부터는

- 음악 분야의 전문성을 좀 더 보여줄 것

- 모임 진행 시 이 활동을 하는 이유나 목적을 보다 명확히 설명하기

- 모임원분들이 얻어갈 수 있는 것 설명드리기


그래서 단톡방에서도 추천곡을 주기적으로 드리기도 하고, 모임을 더 밀도 있게 준비했다. 함께 할 활동이나 생각해 볼 질문들도 다소 시간이 넘칠 만큼 준비하려 했다. 왜 이것을 함께 하고자 하는지에 대해서도 잘 정리해서 소통하려고 했다.

이야기 나눠주신 모임원분들 덕분에 즐겁고 따뜻했던 모임


다행히 함께 진행했던 '내 인생의 주제가 찾기' 모임은 순항했다. 번개도 2번이나 하고, 모임원분들과 친목도 돈독해졌다. '놀러오기'로 타 모임에서 오신 분들도 우리 모임의 분위기가 너무 좋다고 해서 뿌듯했다. 내가 기획했지만 처음 진행하다 보니 회차별 상세 활동들은 또 손을 봐야 해서 준비시간이 더 오래 걸리고, 고민도 되는 부분이 있었지만 즐겁게 준비했다.


'내 인생의 주제가' 모임 진행 피피티 일부


예를 들면, 영화와 관련된 주제나 키워드를 설정하고 함께 생각해 볼 질문들을 준비한다. 그리고 왜 이 질문들을 골랐는지, 왜 이 콘텐츠를 선택했는지도 미리 말씀드린다. 그리고 영화와 관련된 노래들도 함께 들어보고(이 영화에 영감을 받고 쓰인 노래라든지) 나의 해석도 덧붙여본다. 시기마다 달랐지만 나를 돌아볼 수 있는 활동들을 한 가지씩 함께 하려 했다. 이 시기에는 연말이라 함께 약식 연말정산을 해보기도 했다. 믿고 잘 따라와주신 모임원분들 덕분에 끝나는 게 아쉬웠던 모임.

먹을 게 넘쳐났던 마지막 모임


'내 인생의 주제가' 후기


결국엔 다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결이 맞는 사람들이 모이려면 그만큼 기획이 더 뚜렷해야 하는 것 같다는 교훈을 얻었다. (우리 또 계속 만나요!)


내가 모임원분들께 직접 적어드린 손편지와 한 모임원분이 준비한 CD 선물 (눈물)



앞으로 그려갈 모임의 방향은


2024년에도 넷플연가 모임은 시즌별로 1개씩(만) 진행할 계획이다. 그래도 3번의 모임과 1번의 이벤트를 진행해 본 만큼, 다음 모임부터는 훨씬 여유롭고 자신 있는 모습으로 리드할 수 있을 것 같다. 분명히 나의 모임만이 줄 수 있는, 나만이 할 수 있는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더해 모임에선 역시 사람이 중요한 만큼, 사람들을 보다 더 잘 연결할 수 있는 역할을 잘 해내야겠다고 다짐한다.


넷플연가에 800개의 모임이 진행된 만큼, 모임별로, 모임장별로 색색의 빛깔을 지니고 있을 거다. 그렇지만 내가 줄 수 있는, 내 모임의 분명한 강점이 있다! 따뜻한 모임, 음악으로 치유받을 수 있는 모임, 즐겁게 서로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모임.


작년 연말에 진행했던 음악결산 이벤트


그리고 올해는 월별로 정기 이벤트도 진행해 볼 생각이다. 아직 다듬고 있는 중이지만, 음악 이야기를 마음껏 할 수 있는 즐겁고 따뜻한 모임을 만드려 한다. 내가 모임을 계속 만드는 이유에는 물론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하고, 듣는 것 자체가 즐거워서도 있지만 이 연결로 따뜻함을 만들고 지루한 일상에 잠시나마 즐거움을 낼 수 있다는 게 매우 보람이 커서다. 앞으로도 이 본질은 계속 가져가려 한다.  


그리고 이렇게 모임을 할 수 있는 건 역시 모여주는 분들 덕분이겠지. 바쁜 삶 속에 나의 모임을 선택하고 시간과 이야기를 내어주시는 모임원분들이 제일 감사하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도 함께해요! 2월 시작되는 정기 모임은 아직 모집 중이랍니다 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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