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녀의 오늘 하루

by 빵이

오늘 저녁은 그냥 한 그릇 사 먹기로 결정하였다. 디저트로 하나에 6,000원짜리 비싼 타르트도 하나 포장하였다.

몸은 집에 가고 싶은 감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그녀는 곧장 카페로 왔다.

비 때문에 (비가 많이 올지 모르고 신고 나온, 그것도 하얀 캔버스 운동화) 양말까지 젖어 불편한 상태에 무게를 더하는 노트북.

힘듦을 이끌고 눈치 없이 타르트를 먹기 위해 집 가는 버스 정류장 근처 스타벅스로.

우선, 괜히 2층까지 올라갔다가 자리가 없을 수 있으니 1층 창가 단 한 자리(짐까지 놔두면 딱 한 명 앉을 자리)에 짐을 놔두고, 혹시 모를 2층 자리를 확인하러 갔다.

평소였으면 아아를 마시는 그녀는 당이 당겨 바닐라 라떼 톨 사이즈를 주문하였다.

뭔가 이상한 냄새가 1층과 달리 나긴 했지만, 창가 바 자리가 널널하게 비어 있는 걸 확인한 그녀는 짐을 들고 2층 바 자리에 자리를 잡은 후 주문을 하고, 바닐라 라떼를 금방 받아 자리에 앉아 곧장 바로 타르트를 먹었다.

이제 좀 배고픔이 해결된 그녀는 미세하게 한숨을 돌렸다.

뭔가를 안 하면 불안한 그녀인가 보다. 그녀는 곧장 무겁게 지고 온 노트북을 켜고 글을 쓴다.

떠올랐을 때 말이다. 타르트를 우적우적 씹으며 바로 코앞 창가에 비친 자신의 모습, 눈동자를 보니 엇! 분명 아까 전까진 불쌍할 정도로 동공에 빛이 없었는데, 글을 쓰는 와중 다시 한 번 본 창가에 비친 자신의 눈동자는 생기가 생겼다.

자신이 동하는 것을 해서 그런가. 다소 신기했다.

그녀는 오전부터, 오전 9시에서 12시까지 3시간 일하는 알바 면접을 보러 갔다.

원래 택시를 탈 계획은 없었으나 시간이 애매하여 택시를 타게 되었다. 택시를 타고 달리는 와중 비가 쏟아졌다. 불편한 일이다.

문자로 안내받은 장소에 도착하여 전화를 드리니 사장님이 곧 마중 나오셨다.

그녀는 잠시 기다리며 업주가 오직 여자 사장님 한 분이었으면 좋겠다고 혼잣말로 나직이 내뱉었다.

마중 나온 사장님을 따라 곧바로 짧은 골목 안 주택 집으로 들어갔다.

오래된 주택 집을 개조하여 그곳에서 비즈 공예 사업을 하고 계셨다. 면접을 1시간이나 보았다. 이런 면접은 처음이었다.

면접 자리에서 처음 본 사람이 나의 꿈, 목표, 서사 등 나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며 들려 달라 하여, 마치 친구랑 수다 떨듯 그렇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1시간 가까이 본 면접은 정말 그 자체로 경험이었다.

끝으로 저녁에 합격 여부를 알려주겠다고 하시며, 서로 불합격이 되더라도 언니 동생으로 연락하고 지내면 좋겠다며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오후 1시부터 6시까지는 인테리어 회사에서 디자인 업무를 맡고 있는 그녀였다.

하지만 곧바로 회사에 들어가기엔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그녀는 동료에게 과장님의 번호를 메신저로 물은 뒤, 전화를 걸어 병원 진료가 조금 늦어졌다는 핑계를 댔다.

그렇게 시간을 조금 벌고, 30분 후인 1시에 회사로 향했다.

그 사이의 일들은 굳이 다 쓰지 않아도 될 것 같다.

회사에 도착한 그녀는 다행히도 오늘은 늘 오후 2시 반마다 회의를 진행하던 이사님이 부재중이라는 사실을 번호를 물어본 동료를 통해 확인하였다.

회의도 없고, 이미 피드백받은 일도 모두 마무리한 상태라 딱히 할 일이 없었다.

그 사실이 그녀에겐 ‘숨’과도 같았다.

비에 젖은 양말 탓에 발끝이 불편하게 축축했지만, 그녀는 회사 근처 편의점에서 제일 맛있어 보이는 샌드위치 하나를 3,200원에 집어 들고 계산했다.

회사로 돌아가던 중, 문득 생각이 들었다.

‘그래! 내 일을 하면 되겠어!’

회사가 주는 일은 하고 싶지 않았고, 일이 없으면 시간도 잘 가지 않았다.

이사님도 없고,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오늘 같은 날, 그녀는 평소에 구상하던 ‘자신의 사업’ 아이디어를 챗GPT와 의논하며 시간을 보냈다.

마무리는 동료와 카톡. 그렇게 하루는 제법 알차게 흘러갔고, 드디어 퇴근 시간. 그녀는 무사히 하루를 마쳤다.

그리고 하루의 마무리는 늘 그렇듯, 카페에서 해야 할 일에 쫓기듯 몰아세우는 대신, 자신을 위로하듯 ‘글쓰기’를 택했다.

그렇게 이 글을 마무리해 가던 그녀의 머릿속에 박혀 있는 생각.

‘나는 언제쯤 마음 편히 돈 걱정 없이, 몰입 속에서 그저 무언가를 할 수 있을까.’

이래저래 머릿속이 무거운 요즘이다.

금방 갈 오늘 하루와 금방 찾아올 내일, 그러나 감동 없는 요즘.

감동을 찾기 위해 쓰는 글. 그래도 글을 썼다는 것이 오늘 하루의 살아 있음이다.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요즘 줄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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