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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림빵 Jun 05. 2019

갑자기, 요가

일요일의 에세이클럽

밖은 이미 저녁이고 골목마다 삼삼오오 모여있는 직장인들로 왁자지껄했다. 환한 조명을 밝힌 고깃집에서는 삼겹살 굽는 연기가 퍼져나왔다.

요란하고 어딘가 휘청거리는 시간. 홀로 있는 사람은 나 뿐인 거리를 걸었다.

피곤하기는 했다. 요가를 한 시간 하고 나온 뒤니까. 체력과는 상관없이 마음은 그저 충만했다.

예전에는 삐걱거리는 몸을 움직이고 호흡을 하는 시간이 아프고 불편했다. 필라테스도 여러 번 도전했지만 약한 강도의 동작이나 기구를 사용하는 것도 무릎이나 관절에 무리가 갔다. 수영을 해볼까도 생각했는데 집이나 회사 근처에 수영장이 없어 꾸준히 할 자신이 없었다. 요가 정도면 서서히 몸을 움직이는 리듬을 만드는데 좋겠지.


회의하고 나와 정신없이 요가복을 챙겨 스튜디오로 가기도 하고, 요가를 한 후 집이 아닌 사무실로 돌아간 적도 있다. 2면이 커다란 통창으로 되어 있는 스튜디오의 매트 위에서 손발을 이리저리 비틀다보면 하늘 색이나 공기의 무게감이 달라지는 게 느껴진다. 몸을 움직여 앞으로 나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시간이다.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누구나 한다. 특별한 계기가 있던 것도 아니다. 회사 근처에 요가 스튜디오가 있나? 있다. 그럼 해볼까? 3개월만.

고민도 걱정도 없이, 단순하게 떠올리고 등록까지 완료. 이렇게 갑자기, 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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