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화. 왜 대선에 출마하는가?
웹소설, 식당천재 박종원 대선 출마
“식당입니다!”
식당.
우리가 너무도 잘 아는 그 식당(食堂)이 아닌, 정당인 식당(食黨)이다.
1993년, 휴대폰 바탕화면에 ‘밥장사’라고 쓰고 다녔을 만큼 음식을 만들고 파는 일을 사랑하고 평생 해온 박종원 대표가 정치를 하는 결사체로서의 식당 창당을 선언한 것이다.
물론 박종원 대표가 작명을 한 식당은 국민에게 가장 기본이 되는 이른바 ‘먹고사는 문제’에 가장 충실한 정당이 되겠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했다.
「더본푸드 박종원 대표 정치 선언!」
「골목상권 파괴자 박종원 대표, 기성 정치 파괴하나?」
「국내 최초, 음식을 전면에 내세운 정당 식당 창당 선언!」
「정당 이름이 식당? 정치 실험인가? 정치 장난인가?」
식당과 방송만 해온 박종원의 정치 참여 선언은 언론을 뜨겁게 달구었다.
과연 정치를 제대로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우려도 없진 않았지만, 대체로 기대가 된다는 반응이었다.
식당 창당 작업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박종원 대표의 회사 더본푸드는 이미 전국 조직화되어 있었기에, 외부에서 조직 전문가를 영입하지 않아도 시도당 조직으로 변화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다만, 정치인이 된다는 건 어디까지나 박종원 대표 혼자 생각하고 혼자 결정한 중차대한 사안이었기에(물론 그의 몸속으로 들어온 박종원 작가와 함께 했지만) 함께 일해 온 직원들과 전국 각지의 점장들에게 동의를 구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박종원 대표는 그의 유튜브 채널인 ‘박종원의 요리공책’ 카메라 앞에 섰다.
"여러분 깜짝 놀라셨죠. 저도 국정감사에 나가서 그런 말을 하게 될지 몰랐습니다. 마치 누군가가 제 안으로 들어온 것 같았습니다. 이 길로 가야 한다고 손을 잡아끄는 것 같았습니다. 근데 왜 뿌리치지 않았냐고요? 저도 원래 비슷한 생각을 했더라고요. 먹고사는 거 참 중요하죠? 다 좋다가도 먹는 거 하나로 삐치잖아요. 여러분, 그때 생각나요?"
박종원 대표는 잠시 멈칫했다. 카메라 위로 시선을 주었다.
"영동시장 시절, 여기저기 있던 매장에서 다 똑같이 일하는데 누구는 잘 먹는 거 같고 나는 못 먹는 느낌 가졌던 거요. 결국 구내식당 하나 만들어 다 같이 먹었잖아요. 좋았잖아요. 결국 우리 살아간다는 거, 다 잘 먹고 잘 살자는 거더라고요. 근데 국회의원 되고 국횟밥 좀 먹어보니까요, 역시 기본이 바뀌어야겠더라고요. 먹고사는 문제, 제대로 해야겠더라고요. 우리 회사 이름이 더본푸드잖아요. 먹는 게 기본이라는 뜻이 저도 모르게 담겨 있었나 봅니다. 그래서 이렇게 덜컥, 질러버렸습니다."
이제 마무리다.
"이왕 질러버린 거, 끝까지 가보려고요. 같이 할 사람 같이 하고 아닌 거 같다는 분들은 그냥 매장하셔도 되고 다른 일 하셔도 돼요. 저랑 상의해서 정하시면 됩니다."
더본푸드의 임직원들은 각자 자유롭게 결정했다.
정당 식당이 창당대회를 하는 데는 채 두 달이 안 걸렸다.
2018년 12월 31일 창당대회 날. 전국 각지에서 음식과 특산물들이 올라와 창당대회를 하는 종합운동장 앞에 커다란 장터가 섰다.
모두가 즐겁게 먹고 마시는 축제의 장이 되었다.
박종원 대표는 식당의 초대 대표가 되었고, 당 대표로서의 활동을 시작한다.
2019년 1월 1일. 현충원 참배 후, 전국의 먹자골목과 전통시장을 돌다.
2019년 1월 23일. 영화 <극한직업> 개봉 관람.
“영화 잘 봤습니다. 아마도 빠른 시일 안에 천만 관객이 들 것 같은데요.”
그리고 2020년 4월 15일!
총선에서 강남병 지역구에 도전,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된다.
민지당이 174석, 국민의심이 102석, 정이당 6석, 국민이당 3석, 식당 1석으로 국회에 입성한다.
다만 국회의원 박종원은 일반적인 의정활동에 비해 방송과 유튜브에 더 주력을 했는데 이제 와서 보니 대통령 선거를 염두에 둔 포석이 아니었나 하는 정치평론가들의 갑론을박이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2021년 11월 22일!
제20대 대통령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강남구 논현동 영동시장 반가 매장.
박종원 후보의 캠프 사무실이다.
4층짜리 건물의 2층에서 4층까지를 사무 공간으로 사용하고 1층 매장은 언제든 우삼겹을 구워 먹을 수 있는 구이분과, 온갖 야채를 먹을 수 있게 샐러드바로 구성한 야채분과 그리고 커피와 차 등의 마실 것을 갖춰놓은 음료분과로 구성했다.
4층에서는 최고위원회가 열띤 토론 중이었다.
한식위원회, 중식위원회, 일식위원회, 양식위원회 및 퓨전, 분식위원회 등의 각 위원장들이 자리했다.
선거를 진두지휘할 위원장은 박종원 대표가 염두에 둔 몇몇 인사를 만날 예정이었다.
"박종원 후보가 대선판에 뛰어들어 선거 열기가 더욱 고조되고 있다는 기사가 연일 쏟아지고 있지만, 행간에는 역시 아래로 보고 있다는 판단입니다."
한식위원장 구반길 셰프가 말했다.
"당연한 반응이겠죠. 식당이라는 정당도 국내외 유례가 없지 않습니까. 그냥 우리의 길을 뚜벅뚜벅 갑시다."
박종원 후보는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이었다.
이 대목에서 방송작가인 박종원이 한마디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 식당이라는 이름을 내건 정당은 세계 그 어디에도 없었지만 비슷한 건 있었다.
1900년대 초 폴란드에 있었다. 이름 하여 ‘폴란드 맥주 애호가당(PPPP)이다.
또한 1990년대에 체코슬로바키아, 러시아, 우크라이나, 벨라루스에도 같은 이름의 정당이 있었다.
하지만 의회에까지 진출했던 정당은 폴란드 맥주 애호가당이 유일했다.
그런 의미에서 맥주를 포함한 모든 음식을 아우르는 박종원 대표의 식당은 독보적인 정당인 것이다.
이번엔 양식위원장으로 영입된 박찬이 셰프가 말을 했다.
"얼마 전에 민지당 이정명 후보가 음식점 총량제를 꺼냈다가 집중포화를 당했는데 후보님이 국정감사장에서 했던 발언으로 진화했더라고요. 역시 순발력이 좋은 후보라는 생각입니다."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이정명 후보가 그런 생각까지 하셨는지 몰랐어요. 저 같으면 그걸 공약으로까지 다듬어 볼 생각입니다. 이정명 후보와는 앞으로도 협의할 사항이 있으면 언제든 할 생각입니다. “
현재의 대선구도는 어떠한가.
여당인 민지당에서는 기초와 광역 지자체장을 경험한 이정명 후보가 치열한 경선에서 당선된 후 매머드 한 선관위를 꾸리고 본격 선거운동에 나섰지만, 후보 개인만 눈에 띄고 받쳐주어야 할 선관위는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었다.
그런 문제를 깨달아서인가, 이정명 후보가 주도하는 선명성이 강한 선관위로의 재구성을 내세웠다.
제1야당 국민의심은 한 치 앞을 예측하기 힘든 초접전 경선에서 가까스로 당선된 윤정열 후보가 선거 레이스에 나섰다.
문제는 후보를 뒷받침해줄 선관위 구성이 난맥상이라는 점. 이른바 킹 메이커라는 닉네임이 있는 김종안 위원장을 끌어들이고자 하는 국민의심 이준식 당대표의 마음과, 원톱을 바라는 김종안 위원장에게 휘둘리고 싶지 않아 하는 윤정열 후보의 마음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결국 11월 22일 보도에 따르면, 윤정열 후보가 김종안 위원장의 선관위 합류를 거부했다는 얘기까지 나온 것이다.
여기까지는 여당과 제1야당의 각자의 사정이라 할 수 있고, 주요 쟁점 중 하나는 이정명 후보와 윤정열 후보의 대결이 대선 기간 내내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전쟁이 지속된다는 점이다.
이정명 후보는 경기도 대정동 아파트 분양을 둘러싼 부동산 관련 의혹이 있다고 야당에서는 연일 공격하고 있고, 윤정열 후보는 본부장 비리라는 이름의 본인과 부인, 장모에 얽힌 적지 않은 의혹들이 그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대정동 부동산 의혹에 대해 특검을 하자고 공격하던 국민이심에 대해, 며칠 전 전격적으로 특검을 받겠다고 나선 이정명 후보의 반격에 주춤하고 있는 모양새까지 나왔다.
대통령 선거에서 정책으로 자웅을 겨루기보다는 상대방의 약점만을 물고 늘어지는 그림이 내내 연출되지 않겠느냐는 예상을 하고 있다.
그렇기에 제3의 지대에서 자신의 세를 키우고자 출사표를 던진 또 다른 후보들이 있다.
이 지점에서 박종원 대표의 전략과 전술이 잘 만들어져야 한다.
먼저 국민이당 안철순 후보.
의사에서 IT 기업가, 청춘들의 사랑을 받는 멘토를 거쳐 ‘새 정치’를 선언하며 정치인이 된 것까지는 좋았으나 그 후의 행보는 그가 그렇게 따라 하고 싶어 하지 않은 구 정치인을 닮아가는 과정이었다.
현 대통령과 아름다운 단일화를 위해 물러났지만, 어느새 정치인들 중 가장 날 선 비판과 비난을 하는 것이 그의 몫이었다.
점점 표정에서 화가 넘쳐난다는 말들을 한다.
정이당 심상순 후보.
오랜 세월 진보의 진영에서 목소리를 내온 투사다. 안타까운 점은, 민지당에 비해 대중적인 지지도에서는 늘 차이가 벌어졌기에, 선거에 들어가면 결국엔 ‘표를 분산시켜 국민의심 같은 후보를 당선시킬 것이냐’, 는 질타와 호통에 주저 않아온 비련의 과거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언제나 차선과 차악 사이에 낀 신세였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들러리만 할 수는 없는 노릇. 점점 자신만의 무기를 갈고닦아왔고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는 더 이상 중도에서 차선이라는 부르는 이에게 절대로 표를 이체하지 않겠노라 다짐하고 있다.
또한, 이번 대선에 처음 얼굴을 보여주고 있는 후보도 있는데, 새로운꿈결이라는 정당을 창당한 김동인 후보다.
현 정부에서 장관을 한 관료 출신이다.
무슨 마음을 먹었는지, 아직까지 자신은 집권 여당의 편도 제1야당의 편도 아니라며 완주하겠다는 결심을 얘기하고 있다.
이렇게 민지당 이정명 후보, 국민의심 윤정열 후보, 국민이당 안철순 후보, 정이당 심상순 후보, 새로운꿈결 김동인 후보가 벌이고 있는 전장에 식당 박종원 후보가 뛰어든 것이다.
과연 어떤 전략과 전술로 대통령 선거를 치러나갈 것인가.
확실한 건, 기존의 정치인과는 많이 다를 것이고, 후보들이 내세우는 공약과도 꽤 다른 것을 내세울 것이고, 국가는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 먹고사는 문제에 천착해온 자신의 생각과 철학, 경험을 가감 없이 보여줄 것이라는 점이다. 박종원 대표가 가장 잘하는 음식으로 방송으로.
박종원 대표가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이틀이 지난 11월 25일.
여론조사가 나오기 시작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