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토론 진행자로 유명한 정관용 교수가 음식을 놓고 토론을 하면 색다른 재미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이를 테면 이런 주제들이다.
'냉면 중에 왕은 함흥냉면인가, 평양냉면인가?' '한국은 도대체 왜 삼겹살 천국이 되었는가?', '군만두는 왜 서비스로 제공되기 시작했나?' 등등.
내친김에 해묵은 난제인 '부먹 대 찍먹'과 얼마 전 화제가 되었던 이슈 '깻잎 논쟁'도 얼마든지 토론 안건으로 부칠 수 있다.
그래서 제목도 정관용의 시사토론이 아닌 <정관용의 식사 토론>이다.
주제와 관련 있는 맛집에서 음식을 먹으며 몇몇 분들과 치열하게 토론한다. 물론 그때그때 시의성 있는 시사 이슈도 양념으로 들어갈 것이다.
이러한 생각 혹은 기획을 한 건 꽤 오래전이었다. 생뚱맞게도 꽤 오래전, 그가 <무한도전>에 출연한 적이 있다. 그 회 무도의 아이템은 토론이었다. 주제는 '향후 10년 간 무한도전의 아이템을 선정하는 데 강력한 영향을 미칠 멤버를 누구에게 줄 것인가'였는데, 유재석 박명수 노홍철 하하 등이 진지하게 토론에 임하고자 했고, 엄정 객관 중립 모드로 진행을 해줄 적임자로 정관용 교수가 선택되었다.
귀에 익숙한 MBC 백분토론 시그널 음악이 흐르고, 정관용 진행자가 진지하게 오프닝을 시작하는데, 큭큭 웃음이 나온다. 하지만 그는 세상 진지한 표정과 목소리로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수행해간다.
그때, 내 가슴속에 그가 들어왔다.
세월은 흘러 몇 달 전, 내가 하는 프로그램에서 작가와 출연자로서 처음 만났다. EBS <한국의 둘레길>.
3일 동안 그와 함께 충남 서산 이곳저곳을 다녔다. 짬짬이 그와 이런저런 대화를 했고 색다른 토론 프로그램을 얘기했고 그 결과로 기획이 시작됐고 한 제작사와 함께 살을 붙여가고 있다.
머지않아, 정관용 교수와 음식과 사회에 대해 하고 싶은 얘기가 많은 이들이 둘러앉아 먹으며 토론하는 광경이 펼쳐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