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가 다가오고 있다!

'아무튼 당뇨' 를 시작하며

by 김영주 작가

국가가 나의 건강을 체크하고 있었다.

며칠 전, 모르는 번호가 떴다. 건강보험공단이었다. 올 1월인가 2월인가 받았던 건강검진 얘기였다.


“김영주 님, 당뇨 의심되고요, 간수치 높고요, 콜레스테롤 높고요, 또 이러이러한 게 안 좋네요.”


알고는 있었다.

작년 건강검진 결과도 안 좋았다. 다만, 설마 내 몸이 뭐 한 번에 와르르 무너지지야 않겠지, 또 술 안 마시고 어떻게 살아, 하는 마음에 나의 삶은 그대로 직진이었다.


몸이란 게 하루 하루가 달라!

이 유명한 관용어구는 작년까지만 해도 나에겐 자주 쓰는 문장이 아니었다.


그런데!

올해는 이 문장이 조금씩 조금씩 내게 가까워진 거다. 도저히 믿기지 않지만 2021년의 나는 57세다. 내일모레가 환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나이. 56세였던 지난해와는 뭔가 다른 한 해를 지내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음을 인정하며 하루하루 버텨내고 있달까.


그렇지만, 여전히 어제까지의 나는 ‘주 5일 근무제’의 착실한 신봉자였다. 일주일에 5일은 음주하는 주 5일 근무. 다행이라면 폭음을 하는 스타일은 아니라는 것. 소주 1병에 500 생맥주 석 잔이 딱 좋은 양이다. 어떤 이에게 이 정도도 폭음이긴 하겠지만, 수년 전처럼 마시면 필름이 끊길 지경이 되는 일은 거의 없는 슬기로운 음주 생활자다.


그런데!

국가에서 건넨 한마디가 나를 흔들리게 했고, 오늘 오전 10시 40분 즈음 들른 내과에서 한 의사의 말이 나로 하여금 새로운 브런치 매거진을 발행해볼까 한 것이다. 아무튼, 당뇨.(feat. 슬기로운 금주생활)이라는 타이틀로.


건강보험공단 직원의 지시와 동네 내과 전문의의 지시는 달랐다. 전자는 절주 하세요, 후자는 금주하세요. 전자는 비대면 후자는 대면.


그래, 마이 무따 아이가.

이런 계기로, 오늘 이 시간부터 난, 금주에 들어간다. 그리고, 그 과정을 소소하게나마 기록으로 남겨보고자 한다. 글감 하나가 생겨 무척 기쁘다.


오늘은 안 그래도 동네 내과를 가려고 마음먹었는데, 이른 아침 국가에서 문자가 왔다.


(재)한국의학연구소

[Web발신]

김영주 님 KMI 한국의학연구소입니다. 귀하는 2021년도 국민건강보험공단 당뇨 확진검사 대상자로, 8시간 공복 후 신분증 지참하여 내원하시기 바랍니다.

※KMI로 내원이 어려울 경우, 검진결과통보서와 신분증 지참하여 가까운 병/의원으로 내원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단, 의료급여수급권자는 의료급여법에 따라 의원에서만 가능합니다.)

(KMI내원시간:예약없이 평일 오전8~11:30,오후1:30~3시/수요일 오후 불가) 의사 상담 후 추가검사 및 처방에 따른 본인부담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확진검사 기간은 2022. 01. 31 까지 입니다. 감사합니다. -KMI-


KMI는 건강검진만 전문적으로 하는 곳이다. 한국방송작가협회는 매년 회원들을 대상으로 건강검진복지제도를 운용하고 있는데 나는 그곳에서 매년 혹은 격년으로 검진을 했다. 거의 매년 몇 가지 수치들은 좋지 않았지만 지난해가 꽤 안 좋았고 올해가 기록을 찍었다. 그리고 나를 움직이게 했다.


‘당뇨확진검사’는 당뇨로 판정되었다는 뜻이 아니다. 의심이 되니까 빨리 검사받아보라는 얘기다. 오늘 간 병원에서도 같은 얘기를 했다. 피 뽑고 혈당이 어떤지만 무료로 봐주는 것이 국가에서 지원하는 당뇨확진검사라고. 며칠 후 난 다시 병원을 가서 오늘 피 뽑은 결과를 듣고, 정말 당뇨 판정인지(이 얘기는 약을 처방한다는 뜻) 알기 위해 한 번 더 피를 뽑아야 한다. 여기는 본인부담금이 조금 들어간다.


오늘은 혈당을 알기 위한 피검사와 의사의 금주 지시. 수박 먹지 말고 당이 많은 음료 먹지 말고(다행히 난 콜라 사이다 거의 안 먹는다) 분식과 중식 피하라는 몇 개의 세부 지시 사항을 들었다.


언젠가 오리라 했지만 결국 왔다.

그래, 몸이 재산이다.

해봐야겠다.

특히 담배는 오래전에 훌륭하게 끊었으니까 이제는 술도 슬기롭게 끊어보자.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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