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가 확실하다는

아, 고동당! 유내과 두 번째 가다.

by 김영주 작가

지난 월요일에 처음 갔을 때는 국가에서 무료로 시행해주는 ‘당뇨 확진검사’를 위해 피를 뽑았고, 오늘 결과를 들었다. 딱 하나, 공복혈당만 알아본 건데, 176이 나왔단다. 평균이 50~100이라고 하니까 문외한인 내가 봐도 높은 수치다.


“이 수치는 뭐 거의 당뇨라고 봐야죠. 콜레스테롤 수치도 무지 높았고요.”


그렇단다. 난 그 어떤 당의 당원도 아닌데 뭔 당이 이렇게 많은 건지. 조금이라도 다행인 건, 이 수치로 바로 약을 처방받는 건 아니었다.


“지질, 당화단백... 등을 보고 나서 약을 쓸지 말지 정하니까 오늘 피 한 번 더 뽑고 소변 검사도 해야 합니다. 진행할까요?”


헉, 소변 검사까지 해야 할지는 예상 못했다. 과연 나올까. 집에서 시원하게 비우고 왔는데. 뭐 어쩌겠나. 물을 마셔서라도 해야지.


의사는 내게 동의를 구했다. 환자가 동의하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나 보다. 내가 동의를 해야만 의사는 진료 행위를 할 수 있다. 난 쿨하게 말했다.


“그러시죠.”


지난 월요일에 한 피검사 결과가 바로 다음 날 나옴에도 굳이 3일을 보내고 오늘 목요일에 간 건, 아주 아주 아주 조금이라도, 티끌만큼이라도 나은 몸의 상태를 만들고 싶어서였다.


지난 3일 동안 난 먼저, 의사의 당장 금주 지시를 충실하게 따랐다. 그날 이후 3일 동안 술은 단 한 방울도 마시지 않았다. 월요일 저녁에 악마의 유혹이 있었지만 담대하게 물리쳤다. 난 마음만 먹으면 딱 끊는 건 꽤 잘한다. 담배도 그랬으니까.


동네 공원은 물론 최대한 걸었다. 원래 난 잘 걷는 편이긴 하지만,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않았다.


분식과 중식도 먹지 않았다. 콩나물국밥을 먹었고, 김밥천국을 가서도 예전 같으면 라면에 공깃밥 혹은 김밥을 먹었겠지만, 담대하게 김치볶음밥을 먹었다. 중식은 근처에도 가지 않았고, 내가 그렇게도 좋아하는 빵도 부스러기조차 손대지 않았다.


그렇게, 조금이라도 나은 몸 상태로 좀 전에 피를 뽑았고, 6컵의 정수기 물을 들이켠 후에 간신히 목표량의 소변을 종이컵에 채우고 놓고 나왔다.


본격적인 검사를 해서인가. 월요일에는 무료였지만 오늘은 20,800원이 나왔다. 이제 약이라도 처방받게 되면 약값은 또 얼마나 나올는지...


당뇨, 당뇨, 내가 당뇨란다.

무지 오래전 까마득한 고등학교 시절, 체육선생님이 어느 날 했던 말이 아직도 생각난다. 무려 30년 도 훨씬 전의 일인데도 말이다.


“얘들아, 너희가 앞으로 어른이 되면 건강을 잃지 않아야 하는데 딱 세 가지만 조심하면 된다. 고동당.”


그래, 고동당이었다. 뭔 말이냐고? 고혈압 동맥경화 당뇨다. 이걸 줄여서 고동당이라 해서 그런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나는 문장인 거다. 그 고동당 중 한 개가 나에게 다가온 거다.


죄송합니다, 선생님. 그래도 꽤 오랜 세월 후에 이제 겨우 세 개 중에 하나 걸렸으니까 나머지 두 개는 절대 안 걸려볼게요. 걸린 한 개도 최대한 빨리 떨쳐버릴게요!


다음 주 월요일에 검사 결과가 나온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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