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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앞니맘 Aug 23. 2022

나의 버킷리스트  

가요제 도전



한 달 전에 차를 타고 가다가 현수막을 보고 둘째가 제안을 했다.


"엄마, 주부 가요제 한다는데 저기 나가봐요."

"진짜? 나가 볼까?"

"제갈**인데 엄마는 할 수 있어."


평소 못하는 게 없다고 나를 제갈**이라고 불러주는 둘째 아들이 대뜸 제안을 했다.


"합창을 한 지가 오래돼서 발성이 가요랑 달라."

"연습하면 되지 않을까? 예전에 방송국에서도 불렀잖아."

"그때도 삑사리 났다고 놀렸잖아."

"노래자랑 나가서 상 타는 게 엄마 버킷리스트 라면서 이 번에 도전!"


 버킷리스트 중에 하나가 노래자랑에 나가는 것이 아니라 나가서 우승을 하는  것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누가누가 잘하나'를 나가는 게 소원이었는데 그 소원을 아직도 이루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버킷리스트에서 사라지지 않는 것은 나름 이유가 있다. 초등학교 때 라디오 방송에서 학교 대표로 노래를 불러서 방송을 타기도 했고 대학교 축제에서 동상인가 인기상인가를 탄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즉 내가 노래를 잘한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취직을 하면서 직업 특성상 하루 종일 '솔' 톤으로 말을 하다 보니 성대 결절이 왔다. 오랜 시간 노래는커녕 말도 제대로 못 하는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래서 좋아하는 노래를 하지 못 했다.  시간이 흐르고 수업을 하지 않게 되자 성대가 좋아졌고 직장의 합창단에서 노래를 했다. 그나마도 코로나 때문에 2년 넘게 노래를 부르지 못했다. 이렇게 내 꿈은 리스트에 머물러 있었다.


그런데 가요제 안내 플래카드가 내 눈과 마음에 들어왔다. 나만을 위해 집중할 수 있는 것으로  딱이었다. 나는 도전하기로 했다.

'왜? 나는 노래를 좀 하니까.' 꿈을 이룬 듯이 기분이 좋아졌다.


인터넷을 검색했다. 가요제 카페에 들어가서 당당하게 접수를 했다. 각 구 별로 지역예선을 하다 보니 연습할 수 있는 시간이 2달 가까이 될 것 같았다.  이 번에는 제대로 해 보고 싶었다. 평소에 보컬 트레이닝을 받아 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이 번 참에 받아 보기로 하고 인터넷을 검색했다. 보컬학원 여기저기에 신청서를 넣었다. 얼마 뒤에 나 같은 아줌마 레슨도 가능하다는 연락이 왔다. 둘째 외에 가족들에게는 비밀로 하고 토요일에 아들 레슨을 데려다주고 오는 길에 모든 것을 맞춰서 장소와 시간을 정했다.


드디어 처음 레슨 하는 날이 다가왔다. 노래는 평소 좋아하는 노래 한곡만 악보를 복사해서 갔다. 사실 내가 좋아하는 노래와 내 목소리나 창법에 맞는 노래는 다르기 때문이다.  


"안녕하세요. 오늘부터 레슨 받으러 온 ***입니다."

* 다음 편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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