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1주일 중에 하루하고 반이 지나고 있었다. 쉬면서 글만 써보겠다고 다짐했지만 아침밥을 해서 먹이고 집을 치우고 나니 오전이 다 지나가 버렸다. 딸은 피아노를 치러 갔다. 집에는 나와 두 아들 이렇게 셋이 남았다.
"점에 500원 고스톱치자."
아이들을 불렀다.
"할 줄을 모르는데 무슨 내기를 하지?"
무슨 소린지도 모르고 놀아 달라는 엄마의 외침에 둘째가 관심을 보이면서 방에서 나왔다.
숫자를 10까지만 세고 덧셈만 할 줄 알면 5분 안에 선수가 될 수 있다고 꼬셨다. 일단 면으로 된 요를 깔고 화투를 펼쳤다. 그런데 나도 20 년 만에 게임을 설명하려니 헷갈리기는 마찬가지였다.
"엄마 제대로 알려주는 거 맞아?"
눈치 빠른 둘째가 내가 헷갈려하는 것을 눈치채고 물었다.
"검색하면 되지. 규칙은 다 알아. 명칭이 생각이 안 나서 그렇지. 빨리 찾아봐."
빨간색 띠가 그려진 것이 있는 흙싸리, 빨간 싸리, 난초를 모아놓고 옆에 앉아서 못한다는 말만 하면서 비협조적인 큰아들에게 검색해 보라고 다그쳤다.
"그건 초단이라는데. "
"맞다. 초단. 이건 청단, 홍단."
그림에 따라 1월부터 12월까지를 설명하고 느낌이 비슷한 그림끼리 가져가라는 것부터 설명했다. 보너스카드와 점수 따지는 방법도 알려줬다.
"나는 뭐가 짝인지를 도저히 모르겠는데."
"그냥 하다 보면 외워져. 연습게임이 최고야."
큰아들이 비슷한 그림을 못 찾아서 게임이 불가능하다고 했지만 나는 게임을 진행했다.
"이렇게 하면 뻑이야."
뻑을 알려주고 뻑이 된 화투를 가져가면 피를 하나씩 줘야 한다고 시범을 보였다.
"이건 뭐더라. 내가 내고 내가 뒤집어서 가져갈 때 명칭이 있는데..."
기억하려고 애쓰는 동안 큰 아들이 '쪽'이라고 알려줬다. 나보다 네*버가 빠르다.
"이제 돈을 걸고 해 보죠."
몇 바퀴를 돌고 나자 둘째가 연습게임 종료를 원했다.
"지금 하면 내 돈만 날아갈 거 같은데? 엄마는 선수 같은데 몇 점 접고 가야지."
큰아들의 치사한 제안에 3점을 접어 주기로 했다. 아이들은 3점이면 스톱을 외칠 수 있지만 나는 6점이 되어야 스톱을 외칠 수 있다.
한참을 하다 보니 짝이 뭔지도 모르고 화투를 잡을 줄도 모르는 큰아들이 돈을 다 따고 있었다.
"뭐지? 내가 왜 돈을 따지?"
큰아들은 들고 있는 화투를 제대로 잡지 못해서 수시로 바닥에 떨어뜨리면서 말했다.
"원래 선무당이 사람 잡고 전략이 없는 하수는 예측이 불가능해서 고수가 못 이겨."
아들은 선무당에 하수고 나는 고수라서 돈을 잃을 수밖에 없다는 비유를 하고 마지막패를 돌렸다.
"오늘 도박하지 말라는 교훈을 얻었네"
둘째가 자리를 뜨면서 말했다. 본의 아니게 중요한 가르침을 얻게 해 준 엄마가 되었다.
"금메달 대신 돈을 땄네."
큰아들은 올림픽 중계를 보면서 게임 머니를 챙겼다.
"민준아~ 네 친구들 또 매달 땄다. 너는 군대 가기 전에 대박 곡 하나 쓰고 가면 안 되겠니?"
16살이 금메달을 따고 둘째 아들과 같은 2004년생들이 세계 랭킹 1위를 놓고 경기가 한창이다. 저 어린 나이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견디고 노력했을까? 메달과 상관없이 엄마 마음으로 큰 응원과 진심 어린 환호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