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라는 날개를 달고

어지러운 세상 속, 나만의 기준을 찾아서

by 윤숲



여러분은 진심으로 동기부여가 되는 분야의 일, 즉 좋아하는 일을 하고 계신가요?

조심스러운 제 생각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니요'라고 말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 사회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린 시절부터 어떤 공부를 할지, 어떤 일을 할지 선택할 때 '좋아하는 것'의 영역보다는 생계유지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저 역시도 그렇고요.

대다수 사람의 직업선택 기준이 돈을 잘 벌고 안정적인 직장이라는 건, 그 사회가 어느 정도 획일화 된 직업을 선망한다는 뜻이 되기도 할 겁니다. 그런 관점에서 대부분의 고등학생이 의사가 되고 싶어 한다는 이야기가 조금은 슬프게 들리기도 해요.


저는 월급루팡이라는 단어가 바로 이 지점에서 만들어진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좋아하는 일에 몰입하기에 1의 노력이 필요하다면, 해야 하는 일에 몰입하려면 얼마큼의 노력이 필요할까요? 하고 싶은 업무가 아닌, 해야 하는 업무의 능력향상을 위해, 또 그것을 더욱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또 얼마큼의 노력과 의지가 더 필요할까요?

아마 상상이상으로 굉장한 에너지와 열정을 쏟아부어야 할 겁니다. 인간이란 재미있는 일을 해도 몇 시간이 지나면 지치기 마련인데, 먹고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하는 일에는 말할 것도 없겠지요. 그래서 그런 노력을 포기하고, 주어진 환경에서의 편안함을 확보하고 반복되는 일상을 버텨내기 위한 방법으로 많은 사람들이 선택한 것이 바로 월급루팡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도 어느 부분에서는 월급루팡을 하는 사람 중 하나였습니다.

물론 집중해서 해야 할 일을 하고, 급여를 받는 입장에서의 의무에 충실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임하기도 했지만, 주어진 업무를 마치고 나면 제 관심분야의 것을 알아보며 시간을 때우기도 하고, 자투리 시간을 아끼기 위해 쇼핑을 하기도 했어요. 퇴근 후의 시간을 최대한 아끼고 싶었거든요.

왜냐하면 그 시간에 잠을 자야 하고, 밥도 먹어야 하고, 운동도 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삶을 쾌적하게 가꾸기에는 제게 주어진 시간이 절대적으로 모자라기 때문입니다.

바로 '가처분시간'이 부족한 겁니다.

제 경우에 하루일과를 간략하게 정리해 보면 오롯이 제게 주어지는 시간은 고작 한두 시간 남짓이었습니다. 야근이라도 하는 날엔 그마저도 없었고요. 4시간의 가처분 시간 안에는 밥 먹는 시간, 집안일하는 시간까지 포함되어 있거든요. 건강관리를 위해 운동이라도 하나 시작하려면 자는 시간을 줄여야 하는 상황입니다.


여유를 가지고 사유하고 고민할 시간, 푹 쉴 시간도 없이 정신없는 하루를 살아가는 우리가 업무시간에 알차게, 활동적으로, 열정적으로 임하기란 정말 쉽지 않습니다. 어느 순간, 일을 많이 하든 적게 하든 자리만 지키면 월급은 따박따박 들어오고, 그 대신 내가 움직이고 싶은 대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이 답답하게 느껴졌습니다. 열심히 일에 몰두하지 않는 제 자신에게도 보람을 느낄 리 만무했어요. 일 할 때 열정을 다하면서 보람을 느끼고, 쉴 땐 확실히 쉬면서 온전히 자신으로 돌아가는 문화의 부재. 그게 바로 제 무기력의 원인이었습니다. 일하느라 내 인생을 정신 차릴 새 없이 이렇게 흘러 보낸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참 막막하고 아쉽습니다. 내 시간이 없는 생활로 보낸 몇 년 후, 몇십 년 후에 과연 내게 남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 때도 있고요.


그러다가 다른 방향으로 생각을 한번 해봤습니다. 그래서 내 소중한 시간이 정말 회사를 위해, 더 나아가 사회를 발전시킬 만큼 효율적으로 사용되고 있을까요?

얼마 전 한국의 노동생산성이 OECD국가 중 33위로 하위권이라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반대로 노동시간은 6위로 OECD 평균을 훨씬 웃도는 수치였습니다.

일각에서 나오는 긴 근로시간이 낮은 효율을 만든다는 말이, 실제 노동자인 저의 눈으로 보면 아주 틀린 이야기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오히려 짧은 시간이라도 집중해서 일하고 푹 쉬는 것이 더 생산성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까지 나와 있으니까요.

해보고 싶은 게 참 많은 저는 만약 제게 필요한 만큼 일하고 자리에서 일어날 자유를 준다면, 지금 하루의 일보다는 더 다양한 것들을 이뤄보고 도전하고픈 소망이 있어요. 그러니 저보다 유능한 분들은 오죽할까요.


이런 딜레마와 문제의식을 느끼는 와중에도 그와 별개로 사회는 정말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AI의 출현, 업무방식의 변화, 협업 구조의 다양화 등 그야말로 미래를 예측하기엔 너무나 무수한 정보가 쏟아지는 걸 보면서, 아 이제는 '내 역할을 찾아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상황이 오겠구나'라는 생각마저 듭니다.


저는 어쩌면 그 길이 자아실현, 그리고 성장의 기쁨으로 가는 길과 맞닿아 있지는 않을까 살며시 희망을 품어보기도 해요. 자기 정체성을 찾아 발전시키는 것이 곧 자신의 안정적인 일이 된다면, 생산성 향상의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지 않을까요?

저는 요즘의 여러모로 불안하고 복잡한 상황에서 외부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기보다는, 내면에 힘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제가 생각하는 행복의 의미를 실현해 가보기로 했습니다.

그런 노력을 통해 직장에 얽매여야만 하는 현대의 생활도, 불확실한 미래도 내 의지대로 현명하게 헤쳐나가야겠다는 각오를 이 글을 통해 다시 한번 다져봅니다.

그래서 내면을 돌아보고, 무수한 정보를 받아들이는 잣대로 삼을 도구를 정했습니다.

바로 독서입니다.


우리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허우적거리지만, 지식에는 굶주려 있다.

We are drowning in information but starved for knowledge.


얼마 전 명언집에서 발견한 존 나이스비트의 명언입니다.

지식이 없는 사람에게 정보가 주어진다 한들 그것이 올바른 정보인지 판단하거나 알맞게 활용할 수 있을까요?

정보를 판단할 기준을 세우기 위해서 독서해야겠다는 생각이 절실히 들었습니다.

이 브런치북은 그 여정의 기록입니다.

독서를 하다가 발견한 인사이트를 기록하고 거기에 제 생각을 더해 공유해 보면 좋겠다 싶었거든요.

아직 독서도 글도 서툴지만, 제 글이 앞으로 누군가에게 한 줄이라도 생각할 거리를 남길 수 있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