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향 인형 뽑기

[별밤] 내향인이 바라보는 외향인은 이렇다.

by 별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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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향인에게 내향인은 인형 뽑기 속 인형들이다.


그가 멈춘다.


찬찬히 둘러본다.


바라보는 눈빛에는 광이 난다.


미칠 듯이 빛이 나는 눈


내향인들은 바닥 쪽 어둠 속으로 깊이 파고든다.


눈에 띄고 싶지 않아.


그의 눈과 마주하는 순간의 안광이 두렵다.


외향인은 찬찬히 하나하나 뜯어보듯 둘러본다.


그러다 입가에 미소를 띠며 다가간다.


‘이거다.’


가만히 잠자코 있던 내향인이 고리에 걸려들었다.


들킨 내향인형은 다른 인형 사이의 틈을 찾아 몸을 더 깊이 밀어 넣는다.


‘들키고 싶지 않아.’


동시에 궁금해진다.


하나를 간택한 그가.


몇 번 내향인의 귀를, 등을, 다리를 건드리자


내향인이 빼꼼 고개를 든다.


지금이야.


외향인은 그 틈에 내향인의 등을 노려 집게로 끌어안는다.


무언가 쑤욱 내향인의 등에서부터 배를 안아 하늘로 들어 올린다.


내향인은 아찔하다.


손 쓸 틈이 없이 내향인은 순식간에 외향인의 손안에 들어왔다.


외향인은 신이 나서 이리저리 빛이 나는 눈으로 뜯어보듯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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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을 뽑은 이들끼리 모여 자신의 내향 인형을 소개한다.


외향인의 손에 들린 내향 인형은 발그레 볼을 붉힌다.


누군가는 말을 하고 있어. 분위기가 어색하지 않다.


이거면 됐다. 이 상황이 조금 즐겁기까지 하다.

외향인이 서로 눈짓을 한다.


시작됐다, 내향 인형 놀려먹기.


적막-


고요함이 이어지자 내향인은 견디지 못한다.



어쩌지

내가 말을 해야 하나

누가 말 안 하나

뭐라도 해야 하나

무슨 말을 꺼내지


아아, 울고 싶다.

집에 가고 싶다.




내향 인형과 실컷 즐거운 시간을 보낸 외향인은

한껏 지친 내향 인형을 만족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조심히 들어 가만히 집에 넣어 준다.


참, 고오맙다.





안녕하세요. 별밤입니다.

내향인이 외향인의 간택을 받을 때의 심경을

자조적으로 써보았습니다.

내향인과 외향인의 성향과 이들이 관계 맺는 방식을

관찰하는 걸 좋아합니다.


당신은 다가가는 쪽인가요, 아니면 받아들이는 쪽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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