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을 시작하는 이들에게

글을 시작하기 전에 캠핑을 시작한 내 이야기

by 지니

캠핑을 처음 해 본 것은 중학교 때이다. 학교에서 떠난 행사였는데, 정확히 어떤 행사였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처음으로 텐트라는 공간에서 잠을 자고 친구들과 어울리고 서투르게 우리가 지은 밥을 나눠 먹었던 기억이 오래 남는다. 밤에 이곳 저곳 뛰어다니다 텐트 쳐 놓은 팩에 엄지발가락의 살이 푹 패여 한동안 고생했지만 말이다. 이날 이후로 캠핑 시 앞이 막힌 신발을 신고, 팩을 항상 예의주시하게 되었다.


그리고, 성인이 되어 대학교 MT에서 가야산으로 캠핑을 간 적이 있다. 선배들 따라 쫄래쫄래 갔던 것이고, 캠핑장비도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 그냥 밤새 노는 것에 집중했기에 그 많은 인원이 갔음에도 텐트가 달랑 두개였다. 너무 오래 전의 일이라 기억이 희미한 것도 있지만, 기억에 남는 것은 텐트 안에는 짐으로 가득차서 들어갈 수도 없었으며 내 생애 최초로 밤을 새운 날 이였다. 다음날 해인사를 올라갔다 집으로 갈때까지 거의 비몽사몽이었다. 사람이 잠을 못 자면 이렇게 모든 것이 망가지는 구나 몸으로 체험했다. 그래도 좋았던 것은 불을 피우고 돌아 앉아 이야기를 나누다 새벽 어스름하게 나무사이로 밝아오는 세상을 보는 것은 새로운 경험이었다.


미국에 잠시 머물 때 옐로스톤에 간 적이 있다. 하루만에 다녀오기 너무 먼 거리라 하루는 캠핑하기로 하였던 것으로 기억난다. 캠핑장 주변으로 사슴같이 생긴 아이들이 그냥 제집 드나들 듯 많이 몰려 다닌다. 나중에 알고 보니 엘크라고 한다. 캠핑 하는 사람 수 보다 엘크가 더 많아 보였다. 그 외에도 아이다호 주 티톤산 주변에서 캠핑을 한 듯한데, 잘 기억은 나지 않는다. 다만, 캠핑장 시설이 매우 잘 되어 있어서, 캠핑을 즐기기에 꽤 좋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때만 해도 우리나라에는 오토캠핑이 있지 않았던 때였기에, 차로 캠핑구역까지 들어가서 텐트를 칠 수 있다는 것에 신기 했었다. 각 구역별 공용시설이 있어 접근성이 좋았고, 전기, 바비큐 그릴, 식탁은 기본적으로 구비되어 있는 곳이 많았다. 이때 한국에도 이런 시설이 있으면 좋겠다 하였는데, 지금은 모든 시설들이 더 잘 구비되어 있다.


이렇게 더듬더듬 기억을 떠올리니 꽤 여러 곳을 갔던 것 같은데 10여년이 지난 지금 너무 희미하다. 지금처럼 SNS가 활성화되었더라면 더 많은 로그들이 남아 있었을 텐데 말이다.


5~6년 전 백패킹으로 태백산 정상에서 하루를 보낸 적이 있었다. 백패킹이라는 용어도 모를 때였고, 산에서 하루 밤 자고 올 거라며, 텐트와 발포매트를 준비하라는 말한마디에 짐을 싸서 올라갔다. 그 무렵 다시 시작한 등산에 재미를 들이는 때라 산에서 일박이라는 말에 두근두근 호기심이 컸다. 그 날 산 위에 부는 바람이 꽤 세었지만 텐트 안에서 꽤 안락하게 잤었다. 그때의 기억이 참 좋기는 하지만, 백패킹한 짐을 들고 올라갈 만큼 체력이 좋지도 않고, 그때처럼 정상과 가까운 곳에 절이 있어 화장실을 빌려 쓸 수 있는 곳도 드물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시 캠핑지로 캠핑을 가게 된 것이 3년전이다. 모든 것이 구비된 캠핑장이라 타프를 치니 비가 와도 지내기에 나쁘지 않다. 캠핑짐을 챙기고, 비 맞은 캠핑장비를 집에 와서 닦고 말리는 일은 쉬운 일은 아니지만, 자연과 가까이 물소리 비 소리 바람 내음을 맡는 일은 꽤 즐거운 일이라 그런 고단함이 즐거움이 되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작년 가을 고군산군도에서 보낸 캠핑은 모닥불 피워 놓고 오랜 시간 바라보는 시간이 좋았고, 이 후 온 몸에 나무 탄 냄새가 베인 것도 좋았다. 그것이 내게 꽤 매력적이었나 보다. 캠핑장의 불편함이 언제나 앞에 있었던 편인데, 캠핑을 아예 제대로 해보고 싶다고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제법 익숙해졌지만, 시작할 때 가이드가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무엇부터 해야 할 지 잘 모르겠다는 이들에게 캠핑 별거 아니네 하면서 캠핑의 맛을 느껴 볼 수 있도록 가이드북 하나 만들어 보게 되었다.


푸르르게 까만 하늘위에 반짝이는 별빛과 전나무숲의 끝이 동그랗게 보여 하늘구멍을 보여주는 풍경을 볼 수 있고, 고요한 호수에서 망중한을 즐기기도 하며, 불이 전해주는 따스함을 타닥타닥 타 들어가는 나무냄새와 소나무 냄새, 바다 냄새, 바람 냄새, 숲이 내는 냄새들을 맡을 수 있는 정말 가성비 값인 힐링 타임을 즐길 수 있다.


그럼 한번 시작해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