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가끔
아무것도 아닌 하루를 버텨내는 것만으로도
이상하게 지치는 날이 있다.
분명히 무너지진 않았는데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느낌도 없고,
그저 제자리에서
조금씩 가라앉고 있는 것 같은 날.
마음은 분명
어딘가로 날아가고 싶은데,
현실은 자꾸만
발목을 붙잡고 있는 느낌.
그래서 스스로에게 묻는다.
“왜 나는 여기일까.”
그 질문을 오래 붙잡고 있으면
사람은 점점
자기 자신을 더 작게 느끼게 된다.
더 잘해야 할 것 같고,
뭔가 하나쯤은
확실하게 해내야 할 것 같고.
그렇게 또
자기를 밀어붙인다.
그런데
이상한 건,
그렇게 애쓸수록
마음은 더 멀어진다는 거다.
그래서 어떤 순간에는
이런 생각이 스친다.
“그냥...
조금 덜 애쓰면서 살아도 되는 거 아닐까.”
잘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증명하려고 버티지 않아도,
누군가에게 보여주지 않아도.
그날의 나로
그대로 있어도 되는 시간.
그건 게으름이 아니라,
무너짐도 아니라,
아주 조용한 회복이다.
우리는 흔히
‘앞으로 나아가는 것’만을
살아가는 방식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멈춰 있는 것처럼 보이는 시간 속에서도
사람은
자기 자신을 조금씩 되찾아간다.
억지로 날개를 펴지 않아도,
지금의 속도로 숨을 쉬는 것.
그게
생각보다 오래 가는 힘이 된다.
그래서 요즘은
이런 생각이 든다.
누군가의 삶이
빛나지 않는 날에도,
그 사람이
사라지는 건 아니라는 걸.
그저
조금 조용해진 것뿐이라는 걸.
그리고 그런 날에
곁에 있는 사람은
무언가를 해주려고 애쓰는 사람이 아니라,
그냥 있어도 괜찮게 만드는 사람이라는 걸.
"이 글은 상담심리학자로서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의 흐름과 관계의 역동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그들이 말하지 못했던 감정의 결을 조심스럽게 담아낸 기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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