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건 몰라도 트렁크만큼은 자동으로

2026년 3월 22일 일요일

by 전귀자씨

정확히 일주일 전 중고차 앱에 차를 올렸는데 딜러들의 입찰 결과가 나쁘지 않았다. 8년 전 내가 샀던 가격을 생각하면 3분의 1밖에 못 건지는 수준이지만, 비인기 모델에 심지어 연비마저 별로인 점을 감안하면 만족할만한 입찰가다.


와이프와 상의 끝에 좋은 값 쳐준다는 딜러가 나타났을 때 팔기로 했다. 막상 처분하기로 마음먹으니 감가가 더 깎이기 전에 넘겨야 한다는 조급함이 생겼다. 동시에 다음 차를 어떤 모델로 사야 할지, 행복한 상상을 하기 시작했다.


다음 차는 지금 타는 차에서 느꼈던 아쉬움을 보완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맥락에서 최우선 고려사항은 1. 잔고장이 적고 2. 연비가 좋아야 한다는 것이다.


일단 잔고장과 관련해서는 정비 여건이 좋은 국산차 또는 튼튼하기로 유명한 일본차 중으로 범위를 좁혔다. 그다음 연비와 관련해서는 하이브리드로 결정했다. 내연기관차는 벗어나고 싶은데 전기차에는 아직 마음이 열리지 않아서다. 정리하면, 국산 또는 일본산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다음 차를 고를 생각이다.


다음 스텝은 신차냐 중고냐다. 평소 마인드로는 중고차를 우선 고려해야 한다. 감가가 철저히 반영되는 자동차

에는 가급적 돈을 덜 써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서다. 다만 마음속에 염두에 둔 하이브리드 모델들의 중고 시세를 보니 신차 가격과 별 차이가 없어 고민이다. 이 정도 가격 차이면 그냥 좀 더 주고 새 차를 사는 게 낫겠다 싶다.


오늘 저녁식사 후 와이프와 아들을 데리고 집 근처 자동차 전시장에 다녀왔다. 마음속 후보군 중 한 모델을 보기 위해서다. 잔고장과 연비를 잘 모르는 아들은 전시장 차량의 트렁크가 자동으로 열리고 닫히는 게 가장 마음에 든 모양이었다. 예상치 못한 부분이다. 아빠가 낑낑대며 트렁크 닫는 게 불쌍해 보였나.


어쨌든 행복한 고민 중이다. 차 바꿔본 사람이라면 공감할, 그 즐거운 고민 말이다. 부디 20년을 타도 카센터 갈 일 없는 튼튼한 녀석이 우리 가족 곁으로 찾아와 주면 좋겠다. 아이를 위해 다른 건 몰라도 트렁크만큼은 자동 개폐가 가능한 차로 골라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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