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필과 커피, 나의 사유 방식

취향으로 시작된 사유의 태도 – 생각을 담는 도구들

by 경계에 선 투자자

나의 관심사는 20년 전부터 에너지와 유틸리티였다.


그것은 필연적이었다.


지금은 대기업의 경제연구소가 그룹 내 Thnink tank로 역할을 바꿨지만

내가 처음으로 HR 업무를 시작할 때만 해도

우리나라의 3대 기업, 삼성, LG, 현대의 경제연구소는

그들의 연구 성과물을 공개하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양질의 많은 보고서를 무료로 공부할 수 있었다.


경영을 전공하지 않았던 나는 HR에 대한 이해를 교육이나 책만으로는 채울 수 없었다.

그런 나에게 3대 경제 연구소의 보고서는 엄청난 정보의 보고였다.

그렇게 출근하면 제일 먼저 새로운 보고서를 읽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HR 자료만 보다가 점점 더 Business 관련 Report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고

새로운 기술이나 세계적인 경제 환경에 대한 정보도 얻게 되었다.


언젠가부터 나의 호기심은 국내에서 시간 차를 두고 나오는 보고서가 아니라

실시간의 글로벌 자료를 보고 싶었다.

나의 자료 탐색은 Harvard Business Review로 확대되었고

지금은 매일 아침 Wall Street Journal을 읽는다.


나는 여전히 매일 보고서와 신문을 탐독한다

호기심으로 시작된 관심 분야의 정보는 투자에 대한 정보와 방향성의 나침반이 되어 주었다.


아직도 잊을 수 없는 에피소드는는 LG경제 연구원의 ‘셰일가스’에 대한 보고서다.


모래에서 기름을? 그때만 해도 석유 고갈을 걱정할 시절이었다.


너무 신기하고 재밌는 내용이라 상사에게 이 보고서를 소개하고

신기해하며 들떴던 나의 주니어 시절이 그립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지만


결국 셰일가스가 세일혁명이 되었고

나는 그때 나의 호기심 가득 찬 모습에 장난처럼 찬물을 끼얹던 상사에게

지금도 가끔 그때의 일화를 나누며

나의 선경지명을 인정하라고 강요하기도 한다.

(그 임원은 퇴직하시고 다른 회사에서 임원이 되셨지만 여전히 나와 교류하면서 지낸다.)


그렇게 나는 20년 전부터 에너지와 유틸리티 분야에 대한 관심과

전 세계적인 변화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래서 ‘보이스피싱을 당해도 괜찮을’ 정도의 자산을

내가 확신하는 한 기업의 주식에 과감히 투자했다.

(물론 나는 한 바구니에 모든 것을 담지는 않는다.)


이 글은 내가 어떤 종목을 선택했는지를 소개하려는 것이 아니다.


호기심으로 시작해서 관심을 가졌던 사업에 대한 확신은

어쩌면 나는 지금 파도가 되어 우리를 덮치고 있는

AI 시대와 에너지 혁명의 거대한 파도,

나는 그것을 오래전부터 불어오던 바람으로 감지하고 있었다는

그 이야기를 하고 싶다.


에너지와 유틸리티라는 분야 안에는 엄청나게 많은 세분화된 영역이 존재한다.

나는 그 안에서도 더 세분화해 전기화에 대해 관심을 가졌고

더 깊이 관련 기술들을 공부하고 기업들을 공부했다.


물론 그렇게 깊이 들여다볼 수 있었던 것도 바람을 느낄 수 있었던 이유도

내가 하고 몸 담고 있는 직장과 직무와 무관하지 않다.


그렇다고 누군가는 내가 해당 회사에 다니고 있어

내부 정보를 이용한다고 착각할 수 있겠지만

전혀 아니다.


내가 있는 회사는 단순 제조사가 아니며, 수많은 직무가 존재한다.

그 안에서 내가 맡은 분야가 오랜 관심사와 자연스럽게 맞닿아 있었던 것뿐이다.

어쩌면, 운명이라고 해도 될까


결국은 투자에도 어떤 분야에 관심을 갖는 취향인지가 너무 중요하다는 이야기고

현재의 파도만을 보고 투자하는 사람들은 파도에 올라탈 수도 있겠지만

파도에 휩쓸려 먹힐 수 있는 위험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나는 파도가 아니라 바람을 보고, 다가 올 파도가 몸을 낮춰 피해야 할 파도인지

올라타야 할 파도인지를 가름한다.


그러나 이런 투자는 하루아침에 큰 성과를 주지는 않을 수 있다.

유명한 투자자들은 ‘가치 투자’라고도 하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여전히 직장인 이어야 하고

그리고 투자자여야 한다.


내가 처음 투자를 결심하고서

나는 어떤 사람이고 어떤 취향인지 고민했을 때

처음 떠오르고 나를 표현하는 문장은

‘커피 한잔과 함께 만년필로 매일을 기록하는 생각쟁이’였다.


나는 생각하고 기록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었고

꾸준히 내가 좋아하는 것을 지켜내는 사람이었다.


나의 많은 지식 노트 속에 에너지와 유틸리티가 있었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도, 단순한 수익률이 아니라 ‘확신할 수 있는 투자 영역’을 찾고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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