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뺑그이 Apr 18. 2023

나도 늙었구나

늘어난 새치 주름살  때

뱃살 잡았다가 배 두드릴 때


시내가 어지러울 때

조금 걸었는데 눕고 싶을 때

누웠다 일어났는데

베개자국 안 없어질 때


젊음이 좋구나

젊으니 다 예쁘구나

혼잣말할 때


앉았다 일어나며 아이고

일어나 있다 앉으며 아이고

혼잣말할 때


양말에 안정감 느낄 때

춥다고 내복 떠올릴 때


사업자등록증 볼 때

알바한테 정치 얘기할 때


친구 애들 간만에 볼 때

술 취해서 애들한테 용돈줄 때


화가 참아질 때

알아도 모른 척할 때


반가운 이름이

혹시 부탁일까 싶어

선뜻 받기가 망설여질 때


음식도 사람도

사랑도 친구도

더부룩할 때


술이 안 깰 때


상조회사 광고를

우두커니 보고 있을 때

keyword
작가의 이전글 가자! 보물섬으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