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아마데우스 리뷰
모차르트의 선율에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 직관적인 아름다움이랄까. 현대인에게는 이미 익숙한 음악들이지만 집중해서 들어보면 또 다른 감정을 느낄 수 있다. 다양한 상상과 해석을 가능케하는 걸작들이 그의 일생에는 즐비해있었다.
그런 그가 세상에 등장했을 때 질투를 산 건 당연한 일처럼 보인다. 게다가 그로인해 자신의 위치를 위협받아야 하는 입장에 있다면 더더욱 그랬을 것이다. 바로 안토니오 살리에리의 이야기다.
고전주의 시대의 이탈리아 출신 음악가이자 교육자인 그는 합스부르크 왕가의 궁정음악가를 지냈다. 한 시대의 정점에 있었던 그는 안타깝게도 모차르트라는 존재를 만나게 된다. 살리에리를 떠올릴 때먼 천재와 동시대를 살아야하는 이의 비애가 우리를 덮쳐온다.
연극 아마데우스는 18세기 빈을 배경으로 궁정 음악가 안토니오 살리에리와 천재 작곡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연극에는 뮤지컬적인 요소가 더해져있다. 배우들의 연기들 사이로 화려한 분장과 음악이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진행되는 만큼 그에 걸맞는 무대를 보여줬다. 연극이지만 뮤지컬만큼이나 풍부한 음악과 흥미로운 연출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155분이라는 긴 런닝타임에 혹시나 지루하지 않을까 걱정했던 건 기우에 불과했다.
이번 작품에서 흥미롭게 다가온 부분은 인물들의 해석이었다. 타고난 재능을 지녔지만 철없고 생활력 없이 살아가는 모차르트와 그를 질투하는 살리에리의 이야기를 입체적으로 담아냈다.
공연의 전반부는 두 인물의 대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타인의 시선이나 체면에 얽매이지 않는 모차르트의 자유분방함과 재능은 살리에리의 내면을 끊임없이 흔든다. 살리에리는 신을 향한 경건함과 세속적 욕망 사이에서 갈등한다. 결국 모차르트와 스스로를 비교하다 좌절한 그는 신을 저버린다.
2부에서 그는 모차르트의 삶에 지대하고 부정적인 영향을 의도적으로 주게 된다.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서 모차르트의 앞길을 교모히 막곤 한다. 눈에 듸는 점은 살리에리가 모차르트의 재능의 그늘 아래서 쉽사리 벗어나지 못한다는 점이다.
모차르트의 공연의 대부분을 올리지 못하게 막으면서도 살리에리는 몇번 올리지 않는 그 공연들에 꼬박꼬박 찾아간다. 그 놀라운 재능을 알아볼 수 있는 식견을 주신 신을 저주하면서 말이다. 그의 음악을 들으며 감탄하고 압도적인 차이를 느끼는 입체적이고 모순적인 행보가 반복된다.
그런 그의 마음을 설득시키려는 듯 적재적소에 등장하는 모차르트의 음악은 그야말로 황홀하기 그지없다. 그가 느끼는 질투의 감정은 직관적으로 아름다운 선율 앞에 공감하기 쉬운 것이 돼버린다.
필자는 이 공연을 부모님과 함께 봤다. 다소 긴 공연시간이 제약처럼 느껴지긴 했지만 장점이 훨씬 많았다. 고전적이고 대중적으로 알려진 서사를 재해석하는 만큼 이해가 쉬웠다는 점, 직관적이고 아름다운 음악들이 공연에 흥미를 더해줬다는 점, 뮤지컬에 가까운 연출과 입체적인 인물 해석으로 작품의 깊이와 퀄리티를 확보했다는 점이 좋았다.
일반적인 대형 뮤지컬 티켓 값을 고려했을 때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천재 모차르트와 동시대를 살았던 살리에리의 비극과 그 안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본성, 아름다운 음악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즐거운 공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