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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뽈삐래 Aug 13. 2022

05. 로스앤젤레스 여행기

#1 비욘세랑 제이지를 봤단 말이지

 우리의 팝스타는 비욘세였다. 그녀의 노래에 은혜 충만하여 감동하기도 했고 멋이라는 것이 폭발하는 그녀의 퍼포먼스에 할렐루야를 외쳤다. 때는 바야흐로 2018년 9월 22일. 영화 ‘드림걸스’와 유튜브에서만 봤던 그 언니가 우리 눈앞에 있었다.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콘서트장에 도착했다. 입이 떡 벌어질 만큼 큰 로즈볼 스타디움은 9만여 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어 ‘This is America. (이것이 미국이다.)’의 느낌이었다. 한국과 달랐던 점은 손바닥만 한 파우치까지도 투명한 비닐봉지에 담아 유료 짐 보관 서비스를 강제 이용해야 된다는 것이었다. 총기 사고, 테러 위협, 폭발물 사고 등 사건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나라이기에 더욱 철저히 확인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일이기에 굉장히 불편하고 성가셨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로마에 오면 로마법을 따라야 하고 총기 소지가 가능한 미국의 상황 상 이렇게 엄격히 검사하는 것이 당연한 것을.


 외부 음식은 반입 금지라서 가져온 음료수도 물도 다 먹고 들어왔더니, 공연장 안에서는 온갖 종류의 길거리 음식을 팔고 있으며 치맥과 함께 야구 경기를 관람하듯 공연을 보며 음식물을 섭취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아니, 가수한테 집중하기도 바쁜 시간에 핫도그 먹고 콜라 마신다고요? 게다가 공연 시간이 지나서 입장하는 관객들도 많았다. 이 경우 숨이 헐떡이며 뛰어와 고개 숙이며 작은 목소리로 ‘죄송합니다.’ 하면서 본인 자리를 찾아가는 게 일반적이라 생각했는데 여긴 이미 다른 곳에서 1차로 흥을 돋우고 2차로 콘서트장에 온 것 마냥 전혀 조급함이 느껴지지 않고 저 멀리서부터 비트에 맞춰 몸을 흔들며 자리를 찾아가더라.


 콘서트 진행 방식이 한국과는 달랐다. 한국에선 메인 가수가 먼저 노래를 부르고 중간중간 초대 가수가 등장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반면, 메인 무대 시작 전, 분위기를 달궈주기 위해 여러 가수가 약 30-40분 정도 노래를 하고 난 뒤 비욘세와 제이지가 등장했다. 인트로 공연에 등장한 미국 유명한 DJ와 래퍼에 대해 문외한이었던 우리는 누구인지 몰라 어리둥절했고 노래가 처음엔 귀에 익숙지 않아 재미도 없고 시간 낭비처럼 느껴졌다. ‘대체 언제 비욘세랑 제이지가 나오는 걸까’ 하고 생각하던 중 힙합에 해박한 지식이 있는 팔두가 나오는 가수마다 누구인지, 어떤 인지도인지 알려주었다. 그렇게 조금씩 콘서트에 젖어갈 즈음 오프닝 공연의 마지막 주자는 DJ 칼리드였다. 유일하게 알고 있던 ‘I’m the one’ 노래에 흥 부스터가 발동했다. ‘제대로 논다는 건 이런 거지’를 몸소 보여주는 팔두를 필두로 음악에 몸을 맡기며 노래를 즐기기 시작했다. K-떼창의 위력을 보여주었더니 앞 좌석의 아프리카계 미국인 언니들이 우릴 보며 엄지손가락을 들어주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_비욘세 & 제이지 콘서트

 드디어 주인공 등판. 비욘세와 제이지가 하얀 슈트 차림으로 손을 잡고 무대로 나왔다. 등장만으로도 그들의 카리스마와 포스가 느껴졌다. 역시 클래스는 영원하다더니 2003년에 발매된 ‘Crazy in Love’에 맞춰 열정적으로 춤을 추는 비욘세는 여전히 멋있었고 우리의 슈퍼스타였다. 15년이 지났어도 촌티 하나 없는 노래를 만든 제이지도 새삼 대단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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