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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뽈삐래 Aug 16. 2022

06. 샌프란시스코 여행기

#3 유명하다 한들 내가 별로면 그만

 블랙홀 같은 숙소에서 빠져나와 샌프란시스코를 ‘여행’하기로 결심하면 기본 삼만 보는 걸었다. ‘골든 게이트 브리지 Golden Gate Bridge’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 했는데 도통 동의할 수가 없었다. 대체 그 투표는 누가 한 건지. 세계의 모든 다리를 다 조사하기는 했는지. 일출이나 일몰 시간에 찾아왔어야 했나? 아니면 안개가 자욱한 날씨에 맞춰 왔어야 했나? 시간과 날씨에 상관없이 그 자체로 멋있을 수는 없는 건가. 브루클린 다리처럼 말이야. 금문교는 할리우드 영화에 단골 배경이었고 흔히 볼 수 없는 붉은색 계열의 다리라서 더 기대했으나 스크린에서 보던 것보다 웅장하지 않았고 강렬한 매력을 뿜어낼 정도의 색이 아니었다. 당최 내가 인천에 있는 건지,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건지 느낌상 영종 대교와 다를 바 없어서 실망하고 말았다. 차라리 금문교 가는 길에 번잡한 도시의 해안가에서 햇볕을 즐기는 바다사자를 구경한 게 더 재미있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_골든 게이트 브리지
미국 샌프란시스코_피어 39

 음식이라도 맛있었으면 위안이 되었을 텐데 샌프란시스코 여행 시 꼭 먹어봐야 한다는 ‘클램 차우더 Clam Chowder’는 시큼하니 입맛에 안 맞았고 한국에서 그리 핫하다는 ‘블루 보틀 Blue Bottle’ 커피도 노 맛. 샌프란시스코에서 한 외식 모두 실패였다. 블루 보틀 간다고 신이 난 루나 어린이가 커피 한 모금 마시고 급격히 달라진 표정 변화에 웃음이 터졌다. 이 날 그녀 덕분에 많이 웃었는데 그녀가 스타벅스에서 물티슈라고 챙겨 온 게 알고 보니 단맛 보충제였다. 팔두한테 물티슈 맞는다고 엄청 우겼다던데 서로를 즐겁게 해주는 사람들과 여행하니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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