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래의 한강의 여러 창작인물 가운데 실존인물인 전태일이 등장한다. 가지치기 독서를 좋아하는 편인데, 전태일에 대한 궁금증이 들어서 한강을 읽은 후 찾아 읽게 되었다.
전태일의 아버지는 술주정뱅이였고, 어쩌면 저렇게 가난할 수 있을까 할 정도로 그는 처참한 가난을 겪었다. 공부를 하고 싶어 열 몇살의 나이에 어린 동생을 데리고 대구 집에서 가출하여 무작정 서울로 온 뒤에는 시장바닥에서 사과괘짝안에서 노숙을 하며 며칠을 버텼다. 후에 여동생을 데리고 다시 가출했을 때에는 배고파 지쳐 우는 여동생을 고아원에 두고 갈 수 밖에 없는 처절한 사연이 나온다. 그의 인생에서 숙명처럼 따라다닌 처절한 가난과 배고픔 속에서도 그는 좌절하지 않고 앞으로 계속 나아가려는 의지를 보여주었다. 정규교육이 초등학교 시절 몇년에 불과하지만 근로기준법 책을 항상 끼고 다니면서 독파하고, 그가 남긴 수기들을 읽어보면 평소에 사유가 아주 깊었던 사람임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나 하나 건사하기도 힘든 상황에서 어떻게 다른 사람을 위해서 희생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을까...자신이 굶는데도 여공들에게 풀빵을 나누어주고, 집에 갈 버스비를 다 줘버려 자신은 청계천에서 집까지 걸어가다가 통금에 걸려 파출소에서 불편한 잠을 자게 되고, 나같은 범인은 상상하지도 못할 타인에 대한 희생정신을 가지고 있었다.
그가 허구의 인물이 아닌 실제 존재했었던 인물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사람이 그렇게 타인을 위해서 희생을 하고, 결국 분신까지 할 수 있을까... 책을 다 읽고도 한참동안 먹먹했다.
과거가 불우했다고 지금 과거를 원망한다면 과거는 영원히 너의 영역의 사생아가 되는 것이 아니냐 - 전태일 1969년 12월 31일 일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