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좋은 실랑이

'딱 10문장' 감성에세이

by 김남원


불판에서 삼겹살이 지글지글 익어가는데, 갑자기 소란이 일었다.


제가 살게요. 진짜 대접해드리고 싶어서 그래요.”

“아이, 무슨 소리야. 당연히 내가 내야지!


계산 실랑이가 한참 이어졌다. 그래도 눈살 찌푸리는 이 하나 없었다.

주변 사람들이 웃고 고개를 끄덕이며 바라봤다. 세상에는 이렇게 기분 좋은 실랑이도 있다.


그건 뽀송뽀송한 마음 때문이었다. 당신을 만나서, 당신과 함께할 수 있어서, 다음번에 또 만날 기회를 달라는 사랑이 담뿍 묻었다.


“그럼, 다음에는 제가 살게요”라는 그 짧은 약속이, 오래가는 정을 대신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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