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10문장' 감성에세이 그 일곱 번째
첫 데이트 장소가 하필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경양식 돈가스집이었다. 나이프는 오른손, 포크는 왼손, 머릿속으로 수십 번 그림을 그려가며 연습했다.
연습과 실전은 완전히 달랐다. 나이프와 포크를 어느 손에 쥐는지만 연습했는데, 앉자마자 수프를 줬다. 그리고 곧이어 “빵으로 드릴까요?, 밥으로 드릴까요?” 묻는다.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아무거나요…”라고 겨우 대답했다. 이 데이트가 망했다는 걸 뼛속까지 느끼는 순간, 쐐기를 박는 질문이 날아왔다.
“후식은 어떤 걸로 드릴까요?”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당황하고, 그녀 앞에서 너무 창피하고, 어디론가 숨고 싶은 마음에 분노 섞인 그 한마디를 던지고야 말았다.
“안 먹어요! 돈 없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