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10문장' 감성에세이 그 여섯 번째
나만 덩그러니 서 있다. 비가 엄청 오는데 우산이 없어서 집에 못 가고 학교 현관에 서 있는 내가 왠지 처량하다. 친구들은 어느새 엄마가 와서 우산도 건네주고, 비옷도 입혀 주는데 나만 혼자다.
우리 엄마는 비 오는 날 나한테 우산 주러 오지 못할 정도로 바쁘다. 내 마음도 바쁘다. 마치 퍼즐 조각처럼 이해와 서운함이 번갈아 맞춰졌기 때문이다.
이제는 백발이 익숙하고, 구부정한 허리 붙잡고 힘겹게 걷는 우리 엄마가 불쑥 떨리는 목소리와 젖어 드는 눈빛으로 ‘비 오는 날 우산이야기’를 꺼냈다.
비는 벌써 개고, 내 마음도 화창해졌는데, 우리 엄마 마음은 몇 십 년이 지났는데도 그때 우산 들고 학교 못 간 게 그렇게 슬프고 미안해서 지금껏 울고 있다. 그때 나처럼 덩그러니 그 비를 다 맞고 있다.
이제 내가 우리 엄마 마음에 우산을 씌워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