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을 더 잘 키우기 위한 보호자의 숙제

소피 이야기 19

by Zootopia

나는 첫 번째 강아지 토리를 키우던 시절부터 병원에서 내준 ‘숙제’를 꾸준히 해왔다.

바로 반려견 건강 케어 일지를 쓰는 일이다.


때때로 번거롭고 귀찮게 느껴질 때도 있다.

그래도 나는 매일 기록하려 노력한다.

왜냐하면 이 일지는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내가 사랑하는 아이의 건강을 지키는 중요한 도구이기 때문이다.

그래야 소피의 행복을 지켜줄 수 있기 때문이다.


소피는 내가 데리고 왔을 때부터 몸이 약했다.

토를 자주 했고, 대변도 묽었다.

어린 강아지가 아프니 걱정도 끝도 없었다.


그래서 병원에서 처방받은 대로, 나는 소피의 상태를 빠짐없이 기록하기 시작했다.

지금도 소피가 조금이라도 아프면 이 일지를 다시 꺼낸다.

토리 시절부터 나와 함께한 이 일지는 이제 소피의 건강을 지키는 나만의 '교과서' 같은 존재가 되었다.


이 일지 안에는 내가 알고 느끼고 경험한 소피의 건강 정보가 전부 들어 있다.

사소한 소피의 건강 이상 신호 하나도 놓치지 않기 위해,

그리고 소피가 오래오래 건강하게 살아가도록 도와주기 위해

어느 것 하나 놓치지 말고 꼼꼼히 쓰는 것이 나에게는 소피를 잘 키우려면 꼭 필수조건이다.


반려동물도 사람처럼 (나이와 상관없이) 예기치 않게 아플 때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럴 때 나는 소피의 건강 일지를 쓰고 나중에 소피가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으러 갈 때 가져가서 보여준다거나 아니면 그냥 이메일로 보낸다.


나는 이 짓을 나의 첫 반려견 토리를 키울 때부터 지금까지 꾸준하게 해오고 있다. 가끔은 다른 사람들이 볼 때 의미 없을 때도 있는 것 같아 보일 때도 있긴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소피의 건강을 기록해 두면 편하긴 엄청나게 편하다.

단순히 반려동물과 생활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기도 한다.


왜냐하면 소피의 건강 상태를 머리로만 외우면 나중에 소피가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을 때 내가 보호자로서 수의사와 대변인 역할을 나 혼자서 다 해야 되는데 버벅 거리면 안 되기 때문에 미리 써놨다가 병원 예약이 있기 전에 일단 이메일로 보내놓고 병원에 데려가야 마음이 편하다.


건강일지만 쓰고 병원에 데려가지 않는다면,

그게 진짜 보호자라고 할 수 있을까?


나는 5년 전, 집에서 키우던 새를 갑작스럽게 떠나보냈다.


부주의했던 우리의 탓에 그 새들은 평생 우리 가족 일원으로서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누리지 못했다.

아파도 병원에 데려가지 못했던 그때의 선택이 지금도 내 마음을 후회하게 하고 찢어지게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족들 중에서도 나 빼고 다른 사람들도 이렇게 느낄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서 나는 강아지 보다 키우던 새들한테 더 미안한 마음이 들 때가 많다.

새는 강아지처럼 다가오지도 않고 훈련도 어려워서나는 새들을 도와주고 싶어도 도울 방법을 잘 몰랐기 때문에 새들을 새장 밖으로는 내보내서 가족이랑 같이 시간 보내면서 편안하게 있는 일은 아예 없었다. 우리 새들은 새장 안에서만 살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새보다는 사실 나는 조금 더 케어가 쉬운 강아지를 키우고 싶어 했던 건 사실이다.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 다른 사람들은 눈 씻고 쳐다봐도 내 맘을 모르겠다고 할 것이 분명한 것 같아 보인다고 할지라도


마음에 있던 울적하고 후회되는 마음들이 결국에는 표정에서 다 드러난다고 하는 말이 딱 맞아떨어졌다고 해도 정말 틀린 말이 아니다. 나의 진심이었다.


아빠 엄마 먼저 내 허락 없이 데려온 아이들 (새들)이었기에 나는 준비도 되지 않은 채 돌보게 되었고 그것이 결국 큰 후회로 남았다.


그 후로 나는 깨달았다.

내가 책임지고 데려온 반려동물은 어떤 상황에서도 후회 없이 부족함 없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키우겠다고. 내가 잘 키우겠다고..... 비록 돈은 많이 들더라도.....


그래서 소피는 내가 지켜야 할 아이이고, 그 소유권은 누구에게도 넘길 수 없다고 매일 수천번 수만번 생각할때가 많다.


지식이 부족한 가족들에게도 양보하고 맡길 수 없는 이유는 물론, 이것 때문이기도 하다.


이것처럼 소피의 건강을 가장 잘 알고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 가장 잘 아는 사람도 바로 나다.


가족들도 사랑으로 소피를 대하긴 하지만 반려동물을 키우는 데 필요한 깊은 이해와 경험과 반려동물에 대해 아는 지식들과 반려동물을 키울 때 그들이 뭐가 필요한 지 무엇을 원하는지 눈빛만으로도 전해지는데 그걸 잘 읽을 수 있는 능력도 나보다 부족하고 반려동물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도 부족해도 한참 부족하다고 나 스스로도 느끼기에 이런 것들은 내가 가장 많이 가지고 있고 가족 중에는 나를 따라올 사람은 없을 것이 분명해 보인다.


소피는 나 없으면 안 된다는 뜻이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내가 토리를 사랑과 정성으로 키웠던 것처럼 소피는 100% 내가 키운다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도 내가 강아지 말고 또 다른 동물을 다시 키운다고 하더라도 키우는 것이 전체적으로 내게 있을 것 같다. 나는 그게 너무 좋을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그리고 이것이 반려동물을 더 잘 키울 수 있는 나의 숙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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