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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십일센티 Sep 14. 2022

한 뼘 동화 23

신비한 돌

해변에서 놀다 아주 신비한 돌을 주었다.

동그랗고 납작하고 푸른빛이 도는 돌이었다.

그 돌을 보자마자 보통 돌이 아니란 것을 단번에 알아차렸다.

'분명 바닷가 깊은 곳 인어들이 쓰는 돌일 거야.'

'아니면 아주 오래된 유물일지 몰라.'

가슴이 두근거렸다.


나는 그 돌을 몰래 주머니에 넣어 가지고 왔다. 신비한  돌을 가지고 다니자 정말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짠순이 언니가 선물이라며 기프트카드를 사줬다.

싸워서 한동안 모른 척했던 연지가 먼저 연락을 했다.

학원을 늘리기만 했던 엄마가 내가 싫어하는 수학학원을 끊겠다고 했다.

'이건 정말 신비한 돌이야!'

신비한 돌은 내 보물 1호가 되었다.


그런데 늘 가지고 다니던 신비한 돌이 보이지 않았다.

한참을 뒤져도 나오지 않았다.

'언니가 알고 가져갔나?'

욕심쟁이 언니라면 그럴 수 있다.

'학교 갔다 오는 길에 흘렸나?'

그렇다면 누군가 주워 가기 전에 찾아야 했다.

나는 학교 가는 길을 몇 번이나 오가며 돌을 찾아보았다.

하지만 돌은 아무 데도 보이지 않았다.


속이 상했다. 눈물이 터져 나올 것 같았다.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와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런데 베란다에서 빨래를 널던 엄마가 무언가를 들고 왔다. 바로 신비한 돌이었다!

"엄마 그거  내 거야!"

기쁜 마음에 단숨에 달려가니 엄마가 돌을 내밀었다.

"얘는 이런 걸 주머니에 넣으면 어떡하? 세탁기 고장 나게."

나는 아랑곳 않고 돌을 이리저리 살폈다.

다행히 신비한 돌은 상한 곳 없이 멀쩡했다.

"그거 어디서 났어?"

 비밀로 하려다 지난번 바닷가에서 주웠다고 말했다.

"그래? 어디서 많이 본 건데..."

엄마가 베란다로 돌아가려다 생각난 듯 말했다.

"맞네. 옥장판에 붙어있는 옥이잖아! 하여간 사람들은 바닷가에 별걸 다 버려. 왜 쓰레기를 주워왔어?"

"......."


엄마한테 괜히 들켰다. 신비한 돌은 더 이상 신비롭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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