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환자와 간병

힘듦과 짜증

by 오디오포유

총 6차례의 항암 치료 중 그저께와 어제 이틀에 걸쳐 3번째 항암 치료를 마쳤다. 2차 항암 치료를 준비할 때부터 벌써 3개월이란 시간이 흘렀다.


오랜 간병에 지치지 않는 보호자가 없다고 하듯이, 최근 들어 와이프가 많이 힘들어 보인다. 특히 체력적으로 많이 힘든 것 같다. 아무리 식사를 간단하게 준비하려고 해도, 예전에 비하여 더 많은 것을 주의해야 하고 세끼를 꼬박꼬박 다 신경 써야 한다. 그러다 보니 힘듦과 짜증이 훤히 보인다.


반대로 난 내 나름대로, 아침 식사는 최대한 간편한 것으로 하려고 한다. 그리고 가급적이면 아이 픽업도 도와준다. 하지만, 짜증을 바라볼 땐 나도 지친다.


아이들은 엄마가 힘든 것을 알기에 더 조심조심 행동한다. 그러다 가족 누군가 말 한마디라도 잘못하는 날에는 집안 전체 분위기가 싸해진다. 긴장감이 돌고, 이윽고 와이프의 짜증이 폭발하기도 한다.


불과 몇 개월간의 간병에도 이 정도니 나이가 들어 거동이 불편하면 요양원에 의지 하는 것이 어쩔 수 없는 것임을 잘 안다. 물론 한국에 계신 아버지도, COVID-19 백신의 부작용으로 대동맥이 막혀 반신불수가 되셔서 요양 재활 병원에 4년 넘도롤 입원해 계신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직 반신 불수 이시지만 채활 치료를 꾸준히 받으시면서 조금씩 조금씩 나아지셔서 지금은 죽도 드신다.


미국인의 기대 수명은 대략 77.5세로 한국의 기대 수명인 83.5세에 비하여 몇 년 짧다. 단, 미국에 거주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몸이 허락할 때까지 최대한 일상생활을 유지해 나간다. 예를 들어 마트에 가서 음식을 사고, Gardening(정원 정리)을 한다. 그러다 더 이상 거동이 힘들어지면, 실버타운 등을 포함한 집에서 Nursing Home 서비스를 받다가 인생을 마무리한다. 더 오래 사는데 중점을 둔다기보다는 삶의 질에 중점을 더 두 눈 것 같다.


난 지금 와이프의 몸과 기분이 좋아질 때까지 최대한 방에 가만히 있는다. 며칠이 지나면 좋아질 테니 그때까지는 얌전히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약간은 씁쓸하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샌프란시스코 숨은 명소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