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없는 낭만이 여기 있어요

by 멋쟁이 토마토

편지 쓰고 싶어병에 걸렸습니다.

아무리 편지하기 좋은 계절이 오고 있다 해도,

대책 없이 덜컥 연재를 시작하기엔 겁이 났습니다.


내 편지를 읽는 사람에게 무엇을 줄 수 있을까?!

술 취한 아저씨처럼 내 하소연만 늘어놓으면 어떡하지란 생각도 들더군요.

근데 생각해보면 내가 좋아하는 작가님께 이메일 레터를 받을때,

나는 무언가를 받기를 원하면서 받진 않거든요.

그저 읽는다는 자체가 좋았지요.


방에 불 꺼놓고 하품하느라 눈물이 줄줄 흐르는데도 이 글을 쓰는 가을,


내가 나라서 좋은 이 봄날에

침대 미등 하나 켜놓고

비로소 길게 숨을 내뱉습니다.


적당히 신나는 템포가 힘찬 발걸음과 닮아있습니다.

꽃이 만개한 봄날에 내딛는 힘찬 발걸음들,

신이 바라본 우리 인간들은 얼마나 귀여울까요


언젠가 작가의 서랍에 넣어둔 단어로

장난감처럼 갖고 노는 그런 나의 낭만이 여기 있어요.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고 싶었던 지난해 가을의 낭만과

이 봄을 벗 삼아 긴 숨을 내뱉어 보는 오늘의 낭만이 여기 있어요.


대책없이 누군가에게 마음을 건네고 싶었던 지난해 가을날의 내가

봄을 지나는 오늘의 나에게 닿는 지금 이 순간이 여기 있어요.


나의 낭만이란 어쩌면 말도 안되는 그런 것,

말도 안되기에 너무나 눈부신 그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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