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받지 못한 불청객

무엇으로 태어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by 이연화

며칠 동안 비가 내렸다. 축축하고 습한 느낌이 마음까지 무겁게 만든다. 창문을 열면 좀 괜찮아질까 베란다를 향했다. 그런데...

어제까지도 없었던 손님이 보금자리를 잡고 살고 있었다. 너의 정체는 뭐니?

하필 노란색. 나보고 어쩌라는 거니 ㅠㅠ

노란색의 버섯은 카스테라처럼 부드러워 보였다.

레몬맛 버섯사탕!

정체를 알 수 없으니 조심해야 했다.

버섯은 버섯인데 식용일까? 독버섯일까?

검색해 보니 버섯의 정체는

바로

"노란 각시 버섯"


헉! 독버섯이었다.

화분이나 풀밭, 정원에서 자라는 버섯으로 포자가 흙에 섞여있다가 환경이 맞으면 자란다고 한다.

피부도 예민하고, 기관지도 약하다 보니 가족들은

빨리 치우고자 비닐장갑을 끼고, 검은 봉지를 가져오며

엄마는 방에 가있으라 하며 팔을 잡아끌었다.


쪼꼬미아기버섯들도 머리가 보일 만큼 자라고 있는데

버려야 한다니 생과 사는 한 끗 차이라는 말이 맞았다.


많은 생명들이 태어나고 사라진다.

사람으로, 동물로, 들풀로, 버섯으로, 화려한 꽃과 나무로.... 하지만 무엇으로 태어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사람으로 태어난 걸 다행이라 생각해야 하는 건지

사람으로 태어나게 해 주셔서 감사해야 하는 건지

만약 그렇다면 부모님께 감사한다고 전하고 싶다.


노란 각시버섯도 세상을 의롭게 하기 위해 태어났을 텐데 독이 있다는 이유로 외면받아야 하는 것이 씁쓸하고 안타깝다. 태어남에는 다 이유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

내가 태어남에도 이유가 있을터. 하지만 나는 아직 모르겠다. 나의 존재 이유를 그저 태어난 것에 감사하고,

일상을 행복하게 살아가려 노력할 뿐이다. 그것이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이니까.


태어났으니 최선을 다해 살아가려 한다. 살아가다 보면 나의 존재 이유를, 내게 주어진 사명과 소명을 찾게 되지 않을까 한다.


존재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고 가치 있다는 것을

오늘도 노란 각시 버섯 덕분에 깨닫게 되었다.


모든 존재에 감사합니다.

오늘의 삶이 주어짐에 감사합니다.


#존재 #생과사 #삶이 주어짐에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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