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다는 것은 언젠가 죽음을 품는 것

꺾인 장미의 숭고함

by 이연화


살아가는 동안, 장미는 붉은빛을 머금고 세상을 향해 피어났다. 바람에 흔들리며 향기를 흩뿌리고, 햇살을 받아 눈부시게 빛나던 시간들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 눈앞의 장미는 고개를 떨군 채, 빛을 잃고 서서히 사라져 간다. 꺾이고 마른 꽃잎은 더 이상 화려하지 않지만, 그 안에 담긴 시간과 존재의 무게는 더 깊게 다가온다.

어쩌면 삶과 죽음의 거울이다. 피어남이 있기에 시듦이 있고, 시듦이 있기에 피어남의 의미가 빛난다. 살아 있다는 것은 언젠가 죽음을 품는 것이며, 죽음을 마주한다는 것 그것이 삶이리라.

아련함과 애틋함 속에서 우리는 묻는다.
“삶이란 무엇이며, 죽음은 무엇인가.”

장미는 대답하지 않는다. 다만 꺾인 꽃송이로, 색 바랜 꽃잎으로 조용히 말한다.

"너의 삶도 언젠가 저물 것이다. 그러나 그 빛남은 결코 헛되지 않다."

죽음은 끝이 아니라, 삶이 지닌 의미를 더욱 또렷하게 드러내는 또 하나의 시작인지도 모른다.

피어남은 시듦이란
죽음은 삶의 의미를 드러내는 또 다른 이름이지 않을까.
사라짐 속에서도 시든 장미의 숭고함이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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