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마음, 조금씩 풀어내는 시간

낯선 사람과 상황 속에서도 나를 지키는 작은 루틴과 마음 챙김

by 이연화


나는 평소 예민하고 긴장도가 높은 성격이다. 좋은 생각을 하려고, 마음을 편안히 가지려 노력하지만,

쉽지 않을 때가 많다. 특히 낯선 사람이나 학부모님처럼 친근함을 강하게 내보이는 사람을 마주하면, 몸이 먼저 굳어버리고 머리는 하얘진다.

예전엔 그렇지 않았다. 그러나 지인과의 안 좋은 일을 겪은 뒤, 나는 마음 한편에 방어벽을 세우게 되었다. 그 경험이 내 몸과 마음을 더 예민하게 만들었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순간순간 얼어붙는 내 반응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스스로를 지키려는 자연스러운 신호다.

불안이 올라올 때 바로 비상약을 먹고, 마음속으로 “또 시작되겠구나”를 받아들인다. 그런 다음 몸을 먼저 다독이는 작은 루틴을 실천하면서 마음이 조금씩 안정시킨다.

1. 발바닥으로 땅을 느끼며 바닥과 연결된다.
- 지금 이 공간에 안전하게 서 있다는 신호를 몸에 준다.

2. 손가락과 발가락, 어깨를 가볍게 움직인다.
- 경직된 몸이 풀리며 뇌가 긴장을 낮춘다.

3. 숨을 들이마시고, 길게 내쉰다.
- 내쉬는 숨으로 불안을 내보낸다.

4. 눈앞의 불편한 시선 대신, 안정되는 사물을 바라본다.
- 뇌가 ‘위험 신호가 줄어들었다’라고 착각하도록 만든다.

5. 속으로 안전 문구를 반복한다.
“나는 안전하다. 나는 통제할 수 있다.”
- 신체적 안정과 심리적 안정을 동시에 느낀다.

다섯 단계는 단순하지만, 내 몸과 마음이 스스로를 지키는 길이다. 불안은 사라지지 않아도, 조금씩 다루는 방법을 알게 되면서 힘이 생긴다.


상담과 치료를 6년간 이어오면서, ‘조금은 나아졌다’는 작은 변화가 쌓였다. 하루하루가 완벽하지 않아도, 이 작은 루틴과 마음 챙김으로 나를 지켜간다.


불안과 긴장은 나의 잘못이 아니다.


몸과 마음은 스스로를 지키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순간의 불안에도 대응할 수 있는 짧은 루틴이 존재한다.
완벽함보다, 내 안전과 마음을 지키는 작은 실천이 중요하다.

얼어붙은 마음은 단단해 보이지만, 조금씩 풀어낼 수 있다. 발바닥으로 느끼고, 손가락을 움직이고, 숨을 내쉬고, 시선을 돌리고, 속으로 다독이면서.

불안을 완전히 없애려 하지 않고, 그저 나를 안전하게 지키는 방법을 기억하며 살아가고 있다.


불안을 극복하고 이겨내려 노력하는 것은

나를 위한 일이기도, 사랑하는 가족을 위함이기도 하다.


나는 행복할 자격이 있다.

행복하게 살아갈 의무도 있다.

나와 가족의 행복한 삶을 위해서다. 그러함에 나는 힘들고 어렵더라도 불안을 극복하는 삶을 계속 살아가려 한다.



#일상다반사 #불안장애 #마주한 불안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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