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닥토닥
To. 잘하고 싶은 마음 때문에 아팠던 당신에게 편지를 씁니다.
아마도 지금의 당신은, 예전의 자신과 지금의 자신을 자주 비교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비교 끝에서 조용히 스스로를 낮추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나 역시 오랫동안 그랬습니다.
쉰을 앞둔 지금에서야
그때의 나를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자신감이 넘쳤던 스무 살의 나는 무엇이든 하면
다 될 줄 알았고, 인간관계도, 일도
‘내가 잘하면 괜찮은 일’이라 믿었습니다.
결혼을 하고, 며느리가 되고, 엄마가 되면서
점점 ‘나’보다 ‘역할’로 살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잘 해내는 것이 책임이라 생각했고, 불편한 마음마저도 내가 감당해야 할 몫이라 여겼습니다.
부모가 된 뒤에는 더 애썼습니다.
부모 교육을 받고, 자녀 양육서를 읽고, 아이에게 조금이라도 더 좋은 영향을 주기 위해 나를 끊임없이 다잡았습니다. 아이를 잘 키우는 일은 나의 자부심이 되었고, 좋은 부모가 되는 것은 내가 반드시 지켜야 할 기준이 되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그것은 나를 지켜주기보다 나를 더 긴장하게 만들었습니다.
잘하고 싶은 마음 때문에 관계에서 상처를 입기도 했고,
진심이 오해받는 경험도 늘어갔습니다.
‘좋은 사람’이 되려는 마음이
때로는 나를 가장 외롭게 만든다는 사실을 그때의 나는 몰랐습니다.
편지를 통해
조심스럽게 말을 건네고 싶습니다.
당신은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습니다.
아이를 위해 고민하고, 더 나은 부모가 되고자 애쓰는 지금의 모습만으로도 이미 많은 일을 해내고 있습니다.
스스로를 자책하지 않아도 됩니다. 자책은 우리를 성장시키기보다 우리의 마음을 먼저 지치게 합니다.
부모도 사람이고, 부모도 인생의 초보자입니다.
실수하며 배우고, 흔들리며 방향을 조정해 가는 존재입니다. 당신의 말과 행동에는 언제나 아이를 향한 사랑이 담겨 있습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늘 좋은 부모가 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아파보았기에, 실패해 보았기에
이제는 이렇게 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잘 키운다는 것은
흔들리지 않는 것이 아니라,
흔들린 후에도 다시 아이 곁으로 돌아오는 것이었습니다.
오늘도 스스로를 돌아보며
조금 지친 마음으로 이 글을 읽고 있다면,
이 말만은 꼭 기억해 주세요.
"당신은 이미,
충분히 애써온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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