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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병철 Jan 28. 2023

200. 나이는 숫자, 불리한 숫자.

2023.01.27

이번 주… 중년의 창업자들과 토크.


혀엉 금요일 시간 있나요. 보통 이렇게 시작된다.


날 형이라 부르는 애들은 대충 서너 살 안쪽이다.

그 아래는 형님이다가 10살 아래쪽은 대충 선배님이다.

때때로 (조금 느리게) 혀엉이라고 하는 놈들이 있다.

조심해야 한다. 나이도 먹을 만큼 먹은 놈들.

뭔가 노림수가 있는 자들이다.

경계해야 한다. 나는 각오를 준비한다.


고민 상담이다. 근황토크다.


창업 처음엔 호기로웠다.

모빌리티 전문가다. 해놓은 것도 있다. 독보적이다.

시작하면 자본 대 준다는 전 직장 동료 호언도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삭풍.

투자는 질질, 코웍도 난망.

작년 늦가을은 숨이 거의 막히는 지경이었다.


죽어라 뛰고 기도하니 죽어란 법은 없다고

12월에 약소하게 투자도 받았다.

창업 1년 반인데

런웨이 6개월은 처음이라고

다음은 1년 치 확보가 목표다.


한숨 돌릴 만한 시점.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말을 꺼냈다.


이제 사업계획서를 다시 만들어 보는 게 어떠냐.

호기롭던 그때와 지금의 당신은 다르지 않냐.

시장에 대한 생각도 바뀌었고

산 입에 거미줄 칠 것 같은 세월을 견뎌낸 지금.

자금에 대한 생각도 달라질 거고

스타트업에서 필요한 게 뭔지

직원을 보는 눈도 변했을 것 같다.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IR 덱을 만들어 보자.

분명 다를 거다. 달라야 한다.


중년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지만

불리한 숫자다.

올해 내년 기회를 못 잡으면 생존형 중소기업 행이다.


실전 창업  햇수로 3년.

웬만한 투자를 못 받아서

오히려 부담도 없다.

이제 죽지 않는다 자신한다.


출사표를 다시 쓸 때다.

깨끗한 백지가 아닌

땀 닦고 눈물을 훔쳤던

얼룩진 손수건 위에 말이다.


할 수 있다. 친구야.

오늘은 주저 없이 뒤에서 떠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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