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업계에서는 한때, SI업체에 대한 우호적인 시선이 있었다. 이전 직장의 승진시험 논술이 "SI 사업의 한계성 극복"이었는데,,, 당시에는 주식시장이 날아가고 있었으니, 굳이 심각하게 따질 필요도 없었다.(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다.).... 매출 100억이면 당연하게 상장을 생각했고, 70억을 넘으면 만만한 투자 대상이었다.
어리바리한 그 시절에 생산정보화 업체의 관리를 맡았다. 전공(산업공학), 전 직장 업무와 비교적 가까워 친근함을 기대했는데,,, 다음 해까지 IPO 되지 못하면 대주주가 주식을 되사 준다는 특약이 있었다.(!!) 쉽게 IPO 될 것이라 생각했던 것 같은데, 잊을 만하면 터지는 최신 금융기법들 때문에, 상장요건은 매년 까다로워져, IPO는 매출 80억대에 "똔똔" 수준으로는 어림없었다. “다음 해”를 좀 느슨하게 해석해서, 한해를 더 기다렸으나, 적자로 전환.
관리자는 종이에 적힌 투자자의 권리를 모른 체 할 수 없다. 그게 직업이니까... 어렵게 꺼냈지만, 반응은 “그게 뭔 소리”.. 사장님 왈 굳이 투자받을 생각이 없었는 데, 소개한 분이 "형식적"으로 한다고 했단다. 밋밋한 중소기업 일부에게는 상장은 사회적 과시와 떼 투자가 되는 복권으로 보였고, 투자를 받으면서 주가를 한번 “찍고"가면 공모가도 유리하다고 제안하는 이도 있었다.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일부에서는 (투자만 받으면 되니까) 원금을 보장한다는 듯이 이야기했다. 변명일 뿐이다. 이십 년 넘게 사업을 해온 분이 "계약서에 쓴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몰랐을까... “오리발”이다. 갈등은 커지고 점점 더 어려워져 갔다. 투자 바닥 2~3년의 신출내기가 산전수전의 내공을 상대하는 건, 정말...... 갖가지 "으르고 달램"의 대상이 되었다.
힘들었던 시간은 분명한 교훈을 주었다. 우선, 투자에서 보장된 수익은 없다. 더더욱 벤처 투자에서 안전한 투자, 그런 것은 없다. 투자의 결과는 기업의 미래에 대한 "고민"과 지혜로운 “판단” , 여기에 달려있다. 그래서 심사역은 우선 자기 기준과 원칙이 필요하다.
또, 업체와는 직접 커뮤니케이션해야 한다. 소개자를 통하더라도 최종적으로는 직접 이야기하고 확인해야 한다. 투자업계에는 동네를 지키는 터줏대감 부동산도 있지만, 실수요자라면 피해야 할 먹튀 떴다방도 많다. 이해관계가 다르면, 생각이 다르다.
투자조건에서는 스스로 납득할 만한지 생각해야 한다. 벤처에서 항상 사업은 계획과 다르고, 곳간은 비어 간다. 벤처기업은 일단 투자유치에 나서서 에너지를 쏟았다면, 매듭지어야 한다. 협상에서 상대의 절박함을 알아야 하지만 무리하게 이용해서는 안된다. 균형을 벗어난 이득은, 상황이 바뀌면 갈등의 “불소 시계"로 변한다. 바늘구멍을 통과한 성공기업과 다투어야 하는 투자는 좋은 투자가 아니다.
이렇기 하기 위해서는, 심사역이 투자의 내용을 확실히 이해해야 한다. 본인도 잘 모르는 것을 으레”라고 "대충" 설득하면, 기억이 옅어진 후 “어라? 이건 뭐지"로 바뀌고, 담당이 바뀌면 해석이 달라진다. 명확하고 간결해야 한다.
투자심사역이라면 "꼭" 알아야 할 것이 있다. 사회에서는 투자자를 “전문가” 이자 “강자”로 본다. 아무도 “투자자”의 실수와 무지를 “안타까워”하거나 "이해하지" 않는다. 비웃는다. “전문가”는 스스로의 "전문성" 만이 스스로를 지킬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래서 지금도 어렵다.